"엔화 약세, 기름값 하락 효과 20% 상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엔화 약세가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하면서 일본 경제가 저유가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6월 이후 4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일본 내 휘발유 가격은 같은 기간 11% 내리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달러 대비 14% 떨어진 엔화 때문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해외에서 판매되는 일본 제품의 가격은 싸지지만 일본이 수입하는 해외 물건의 가격은 비싸진다. 일본은 필요한 원유를 모두 수입해서 쓰고 있다.
수출제품 가격 하락의 혜택을 보는 것은 일본 대기업들이지만 비싸진 수입제품으로 타격이 큰 것은 중소기업들과 일본 소비자들이다.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저유가가 내수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의 휘발유 값은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일본 내 가격 하락세가 미국보다 더디다는 뜻이다.
세금 역시 일본 소비자들이 유가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요인이다. 일본은 1리터당 53.8엔을 유류세로 고정해 놓고 있다. 지난주 일본 내 휘발유 가격은 1리터 당 135.4엔이었는데 이 주 40%가 세금이었던 셈이다. 미국의 경우 기름 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2%에 불과하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스위스의 마츠 소이치로 마츠모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저는 일본 내 유가 하락의 효과를 20% 정도 상쇄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동차 시장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저유가의 영향이 미국보다 일본이 제한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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