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26일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의결
지진 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의견 엇갈려
의견차 좁히지 못하자 표결 가능성 떠올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승인 여부 결정이 '3수' 시도를 앞두고 표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원안위 대회의실에서 제35회 회의를 열고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원안위는 앞서 지난달과 이달 12일 가진 두 차례 회의에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 대해 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회의는 거듭 진통을 겪고 있다.
그동안 원안위 회의에서 가장 논란이 된 내용은 지진 등 자연 재해 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전문가검증단은 계속운전을 위한 기술기준이 만족됐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진행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두고 민간검증단에서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논란이 촉발됐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실시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두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재현주기 1만년 빈도에 해당되는 자연재해를 가정하다라도 필수 안전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19건의 중장기 개선사항을 제시했다.
반면 민간검증단은 일부 단층에 대한 지진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계속 운전시 안전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승인에 반대했다. 이어 32건의 안전 개선사항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측의 의견을 취합한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는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심각한 안전저해사항은 없다"며 양 검증단이 제시한 개선사항 19건을 중장기 안전개선사항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원안위에 제안한 상태다.
두 차례 회의에서 원안위 위원들은 지진 등 민간검증단에서 반대한 근거 등을 지진전문가를 섭외해 논의하고, 중장기 개선사항 이행 시기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의견을 하나로 모으데 실패했다.
회의가 3차까지 이어지면서 원안위에서 표결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표결처리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안전성 확인을 위한 질문이 남아 있다는 일부 위원의 이의제기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안위 한 위원은 "위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안전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되는데 두 차례 회의에서 양측 검증단 검토 결과에 대한 논쟁이 수차례 반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소모적"이라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표결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위원과 야권은 26일 표결 시도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의원들은 26일 원안위 회의에 참석, 승인안이 당일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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