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 7명…내달 1일부터 유럽출장
3월3일 본회의와 일정 겹쳐…출장 경비 출처도 불분명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 7명이 임시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다음 달 1일 유럽출장길에 오른다. 정부·여당이 통과를 원하고 있는 경제 관련 법안 뿐 아니라 클라우드발전법,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등 미방위 관련 법안들이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는 상황에 소속 의원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이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홍문종 미방위원장과 새누리당 김재경·류지영·민병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장병완·정호준 의원 등 7명은 오는 3월1일부터 일주일 동안 스페인과 스위스, 프랑스를 방문한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참관하는 게 주목적이다. 유럽방송연맹(EBU)·국제전기통신연합(ITU) 관계자를 면담하고 현지 방송통신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일정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의원들은 오는 3월3일 예정된 임시국회 본회의를 참석할 수 없게 됐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MWC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박람회"라면서 "전 세계 각국의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직접 보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교롭게 MWC가 3월2∼5일 열려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과 겹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는 여야 지도부가 진용을 새롭게 갖춘 이후 처음 열린 데다 쟁점법안들이 산적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4일 주례회동을 열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과 박상옥 대법과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쟁점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본회의 이후에 출국을 해도 MWC 참관에는 문제가 없다고 행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미방위 소관 법안들이 본회의에 대거 상정될 예정이다. 특히 24일 미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유료방송 합산규제법안은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T 노조는 이날 "미방위는 전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고 황당하기 그지없는 가입자 점유율 규제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IT산업의 퇴보와 국민의 자율 시청권마저도 박탈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출장경비의 출처가 불명확한 점도 문제다. 공식 출장의 경우 국회 예산이 투입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미방위와 의원실 관계자들은 경비의 출처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미방위 관계자는 "상임위 차원의 공식 출장이 아니라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며 일정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 비용으로 가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이런 행사는 참여한 기업이나 관련부처 등이 경비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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