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유일호 내정자, 전세난 해법 내놔야
-건설 입찰 담합·국토부 신뢰 회복 등 과제 산적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혜정 기자]주택과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가 예정돼 있으나 '발등에 떨어진 불'은 그대로다. 야당의 송곳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유일호 장관 내정자는 우선 전세난 문제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
장관 입장에서 우선순위가 따로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중산층, 서민 입장에서는 전세난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몇 년 째 폭등하는 전셋값에, 씨가 마른 전세 매물 등은 물론 급격한 월세 증가로 결과적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 주머니가 얇아지는 게 현실이다.
전세난 완화를 포함해 주택시장 정상화도 연결된 과제다. 정부는 매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1% 초저금리 대출 상품 출시 등 내 집 마련을 부추기는 각종 정책을 쏟아내는 동시에 기업형 민간임대주택(뉴스테이) 건설을 추진해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집값 하락도 문제지만 인위적인 부양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뉴스테이 추진도 성과에만 얽매여 무리했다간 현 정권용 반짝 정책에 그치고, 여러 부작용을 남길 수 있다. 전 정권의 보금자리주택이나 현 정권이 추진, 효과 없이 소리만 요란한 행복주택 등이 대표 사례다.
건설업계 차원에서는 수년째 이어져온 입찰 담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담합 유도 논란이 일었던 최저가낙찰제와 1사1공구제를 폐지하고 5년이 지난 입찰담합 사건에 대해서는 공공공사 입찰참가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담합을 하다 적발된 건설사에 공공공사 입찰참가제한, 시정조치, PQ 신인도 감점 등의 '과도한' 중복처벌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과거 발생한 담합 행위로 막대한 과징금과 입찰참가 제한 등 중복 처분을 받은 건설업계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기다리고 있다. 어쨌든 담합을 했다는 측면에서는 낯 두꺼운 요구로 들릴 수 있지만 현재 제도가 담합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공공사 입찰담합 행위에 상승하는 처벌을 하되, 건설사들이 성장과 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있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규제의 획기적인 개선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신년 업무계획에서 규제총점의 30% 감축 목표를 2년 앞당겨 올해까지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규제총점제 관리는 박 대통령도 여러 차례 칭찬한 바 있다.
이밖에도 공공기관 개혁, 철도·공항 민영화 등도 주요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박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통일시대 구축을 위한 남북 철도 연결 등 SOC 사업도 주목도가 높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땅콩 회항'으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하는 과제도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 조사과정에 대한항공 출신 국토부 공무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고, 국토부 또한 허술한 일처리와 거짓해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 내정자는 산산조간 난 국토부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다시 이어 붙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토부 스스로 초기대응 미흡과 공정성 훼손, 부실조사, 부적절한 유착 등 전반적인 과오를 인정한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여전히 많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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