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증권업계 첫 배당 결정…'실적 개선 덕'
현대차그룹 계열 HMC證 배당확대 따라갈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삼성증권이 올해 증권업계 첫 현금배당을 결정한 가운데 실적 개선에 힘입은 배당 상향 기조가 확대될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삼성증권은 2014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650원씩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473억원으로 전년(74억원) 대비 무려 399억원(536.78%)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배당 확대는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1667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증권은 처분가능이익잉여금 1.2조원,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차익 1577억원에 달한다.
이번 배당 확대는 계열사인 삼성전자 배당 상향에 동참한 성격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41.3% 늘린 1만95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도 2조9245만원으로 전년대비 40.5%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른 주주달래기 차원의 배당 상향 결정에 계열사인 삼성증권도 화답한 모양새다.
삼성증권이 포문을 열면서 다른 대기업 계열 증권사의 배당 확대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 계열 HMC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39억원, 6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적자를 기록해 배당금을 주지 못한 만큼 올해는 2년치까지 고려해 배당성향이 상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HMC투자증권은 2013년과 2012년에 보통주 1주당 1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확대에 나설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사는 순익이 증가하거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거나, 대주주의 배당성향 상향 니즈가 높은 곳이다. 순익 증가로 배당 여력이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배당성향이 70%에 달하는 NH농협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배당성향 상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255억원, 순이익 8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459.9%, 407.7% 증가했다.
KDB대우증권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697억원, 2031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대주주인 KDB산은지주도 배당성향 상향에 긍정적이며 정부도 배당성향 상향을 권장하고 있어 배당 상향이 기대된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순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다는 점과 적자로 인해 지난해 배당금을 주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KDB산은지주가 배당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당성향은 40%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은 42년 연속 흑자기조 유지하고 있는 펀더멘탈에 강한 기업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증권사 중 하나다. 최근 10년평균 배당성향은 34.3%로 지난해에도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2000원, 20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영업익 401억원, 당기순이익 352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현대증권도 배당 상향 기대감을 높인다. 키움증권도 순이익이 362억원에서 75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 기준인 NCR(지난해 6월 기준)을 보면 대부분이 적정권고기준 100%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는 점도 배당 확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