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주유소 담합' 판단, 법원 인정 안해…정유사 과징금 모두 취소, 총액 2548억원 규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유사 사이의 주유소 유치경쟁 담합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SK 등에 부과한 1356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해야 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12일 SK,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현대오일뱅크, S-OIL, SK, GS칼텍스 등 정유4사가 2000년 3월 ‘석유제품 유통질서 저해행위 대책반’ 모임에서 “정유사가 다른 정유사를 원적으로 하는 주유소를 유치할 때는 원적 정유사 동의를 받도록 하는 합의를 했다”면서 2011년 9월과 12월 부당한 공동행위에 따른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2011년 12월 과징금을 조정해 SK에너지 87억원, SK 504억9800만원, SK이노베이션 764억300만원 등 모두 1356억여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과징금 부과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GS칼텍스 직원 양모씨의 자진신고로 불거졌는데 법원은 양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은 “사건 합의에 따르면 한 정유사가 다른 정유사 주유소를 자신의 주유소로 유치하는 것을 자제하되 불가피하게 유치하고자 하는 때에는 먼저 다른 정유사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먼저 다른 정유사 동의를 받고자 시도했다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는 해당 처분청이 이를 주장·증명해야 하는데 원고들이 다른 정유사들과 이 사건 합의를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은 현대오일뱅크 753억6800만원, S-OIL 438억7100만원 등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GS칼텍스는 자진신고에 따라 공정위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대법원의 SK 관련 판결에 따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유사들은 모두 과징금을 면제받게 됐다. 면제된 정유사 과징금은 2548억원에 이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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