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올해 교통사고 사망 4500명 이하 목표로 설정
뒷좌석 안전띠 22% 불과…안전띠 미착용땐 치사율 4배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전좌석 안전벨트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뒷좌석 착용률이 22%에 불과, 사망률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수 4500명 이하를 목표로 안전벨트 착용 확대와 노인보호구역 확대 등 교통사고 방지책을 중점 추진한다.
12일 국토교통부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노인보호구역과 생활도로구역 확대 ▲전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관련 법 제정 ▲자동차 사고 예방 기능 강화 ▲교통안전 캠페인 효과 향상 등을 연내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762명으로 1978년 이후 최초로 4000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OECD 회원국 평균이 1.1명인데 반해 한국은 2.4명이었다.
특히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해 올해는 현재 운영 중인 '노인보호구역(Silver Zone)'에 과속 단속장비·과속방지턱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고, 고령 보행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노인보호구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81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38%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 노인 인구비율이 12.2%(2013년 기준)인데 비해 높은 비율이다.
정부는 주택가 주변도로 등에서 차량 속도를 30km/h로 제한하는 '생활도로구역(Zone 30)' 전면 확대에도 나선다. 또 국도 내 마을 인접 구간에는 '빌리지존(Village Zone)'을 지정해 속도저감장치 설치 등을 추진한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를 연내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앞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85%인데 반해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22%에 불과하다. 이는 독일(97%)·영국(89%)·미국(74%)·일본(61%) 등 선진국의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2013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날 경우 치사율이 착용 시보다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안전벨트 착용자 교통사고 9만5796건 중 사망자는 1733명으로 치사율이 1.8%였으나, 안전벨트 미착용자의 교통사고 4383건에서는 323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7.3%였다. 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뒷좌석 승객이 앞좌석을 향해 튀어나갈 경우 앞좌석 승객이 2차 피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
이런 심각성에 따라 올해는 안전띠 착용 의무화 법제화와 함께 뒷좌석에 안전띠 경고장치 장착 의무화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계획이다.
차선이탈 경보장치 등 첨단 안전장치 장착을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또 사고발생 시 자동차 스스로 사고정보를 전송토록 하는 '이콜(E-call)'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착수하고, 올 10월부터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시범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C-ITS(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는 차량이 주행 중 다른 차량 또는 도로설비와 통신하면서 급정거, 낙하물 등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외에도 정부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높이기 위한 '벨트데이' 등 교통안전 의식 향상과 교통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캠페인 효과를 높이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37년 만에 5000명 이하로 감소한 것은 매우 획기적인 성과이나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올해에는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4500명 이하를 목표로 국민들이 보다 안심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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