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밴ㄷ 노동당 대표 "캐머런 총리는 사기꾼" 파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1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기꾼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한 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유럽 전역에 거대한 파장을 낳고 있는 HSBC 은행 스위스 지점의 고액 자산가 10만여명 비밀 계좌 노출 사건이 총선을 앞두고 있는 영국에서 정쟁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대표는 이날 캐머런이 '교활한 후원자(dodgy donors)'들에 둘러싸인 '사기꾼 총리(dodgy prime minister)'라고 쏘아붙였다. 보수당 정부가 HSBC 고액 자산가들을 비호해주고 이들로부터 금전적 후원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5월7일 총선을 앞두고 보수당과 노동당은 지지율 1%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며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노동당은 HSBC 비밀계좌 유출을 이용해 보수당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HSBC 고액 자산가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며 노동당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경기 침체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은 HSBC 고액 자산가들의 탈세 여부 확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덴마크와 프랑스 정부는 HSBC 고객 명단에 오른 자국민의 탈세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고 오스트리아는 프랑스로부터 법적 자문을 얻기 위해 재무부 관계자들을 프랑스에 파견했다.
벨기에 사법 당국은 HSBC 임원들을 대상으로 '국제 체포영장(international arrest warrants)'을 발부하려던 방침을 일단 보류했다. HSBC가 탈세와 자금세탁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벨기에 사법당국은 HSBC가 자료를 자발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며 HSBC에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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