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가 중남미의 미수교국 쿠바와 수교를 추진하고 있다. 쿠바를 '형제의 나라'로 간주하는 맹방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가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그간 다소 미진했던 중남미지역으로도 외교지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상외교를 통해 호혜적 협력기반을 확대하고 해당지역의 다양한 협력기구와 소다자 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에서 한국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는 중동의 시리아, 유럽의 마케도니아 그리고 중남미의 쿠바 등 3개국 뿐이다.독립국가로 승인받지 못한 코소보를 합친다면 4개국이 된다.
우리나라가 쿠바와 수교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1996년 7월 유명환 당시 미주국장이 직접 방문해 수교 의사를 전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코트라 무역관을 설치, 영사 업무를 맡겨왔다. 쿠바를 찾는 한국 관광객도 연간 5000명이 넘었다.
한국과 쿠바의 수교는 쿠바 자체 사정보다는 북한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쿠바를 '형제의 나라'로 간주하고 있는 맹방"이라면서 "한국과의 수교 추진에 대해 북한이 쿠바 측에 거부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혁명정권을 수립한 직후인 1960년 8월 쿠바와 수교했다.이듬해 4월과 10월 아바나와 북한 평양에는 상주 공관이 개설되고 이후 정치, 군사적으로 긴밀한 동맹관계를 이어왔다.
양국 간 긴밀한 관계는 북한 청천강호가 지난해 7월 쿠바에서 선적한 지대공 미사일과 미그-21 전투기 부품 등을 설탕 10만포대 밑에 숨겨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된 데서 잘 드러난다.
정부는 수교를 조용히 추진하면서도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쿠바 아바나에서 이달 열리는 국제 도서전에 쿠바 정부의 초청을 받아 처음으로 공식 참가하는 것은 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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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선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쿠바도 관계정상화를 발표하기까지 18개월 정도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일러야 내년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양국 수교시 우리 기업의 진출과 관광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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