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연합사령부가 내달 '신(新)작전계획(작계) 5015'를 발간한다. '작계 5015'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 국지도발에 대응한 평시작계를 통합한 것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전, 생화학전에 대비한 계획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1일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작계를 준비해 왔으며 다양한 대북 대응계획을 포함해 내달 신작계 5015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평시작계와 별도로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를 먼저 수립했다. 1974년에 수립된 작계 5027은 유사시 군사력의 한반도 전진배치인 작전계획 5027-74, 북진작전과 평양을 포위하는 5027-92, 영변핵시설 선제타격을 담은 5027-98 등으로 개정했다. 앞으로 이들 작계를 '작계 5015'로 통합해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작계 5015에는 개념계획으로 세워졌던 작계 5029도 포함된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는 김대중 정부 시절 만들어졌다가 노무현 정부가 주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후속 논의를 중단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 작계 수준으로 구체화 됐다. 작계 5029는 북한의 급변사태 유형을 핵과 미사일, WMD의 유출, 불안한 권력승계, 내부 쿠데타, 대규모 탈북사태,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등 6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으로 수립됐다.
한미 양국은 이번 작계 5015 수립을 위해 지난해 2월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에서 북한의 핵과 WMD 위협에 대응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처음 적용하기도 했다. 이어 8월 열린 UFG 연습에는 북한의 WMD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의 미군 '제20 CBRNE 사령부' 전력이 투입됐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합동요격지점(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쳤다. 그동안 한미가 훈련을 통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세균보관시설만 타깃으로 했다면 앞으로 발사를 할 수 있는 이동수단 등을 모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작전명칭 '신작계 5015'를 놓고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의 군사주권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작전계획(OPLAN)은 미군의 군사작전계획으로 계획수립부대에 따라 4개의 숫자로 분류해 '작계0000'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코드네임 1000번대는 미 중부사령부(USCENTCOM, 중동ㆍ이집트ㆍ중앙아시아 지역 담당)가, 2000번대는 미 북부사령부(USNORTHCOM, 미국 본토 담당) 등이 세우며 9000번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에 적용되는 작계는 미국 제병합동군인 미 태평양사령부가 세운 작전으로 숫자 5000번대로 시작된다. 즉, 신작계 5015는 전작권이 한국에 넘어와도 '미군 주도―한국군 지원' 체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는 11~13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WMD 위협에 대한 정치ㆍ군사적 대응훈련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실시한다. 국방부 산하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실시되는 이번 연습은 2011년 이후 네번째지만 우리 국방부가 주도해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