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중기로는 배럴당 70~8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의견과 40~50달러대에 머물 것이라는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외교부의 주영국대사관의 보고에 따르면, 영국 에너지 회사 센트리카(Centrica)의 앨버트 봉(Albert Bong)은 최근 유가하락은 중국 등에서의 수요 정체와 함께 미국 내 셰일개발로 공급초과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봉은 주영국대사관 관계자 면담에서 "국제유가는 중기적으로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전망은 선물거래 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 경질유(WTI)는 전거래일보다 4.60달러 하락한 배럴당 48.4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고 영국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4달러 내린 54달러에 거래됐다.
주영국대사관은 "미국의 셰일자원 개발로 하루 약 300만배럴 가량의 물량이 신규 공급되고 있다"면서 "이는 이라크와 같은 산유국이 새로 생긴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봉의 예측은 최근의 저유가와 달리 유가 오름세를 점친 일본에너지경제연구원(IEEJ)의 유가 수준보다 높은 것이다. 주일본대사관의 외교부 본부 보고에 따르면, IEEJ는 국제유가는 올해 평균 60~65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달러,두바이유는 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경질유(WTI)는 60달러로 IFEJ는 각각 예측했다.
투자은행들은 최근의 유가 하락세를 이유로 연간 유가 평균을 낮게 보고 있다.주뉴욕총영사관 보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대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국제 유가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골드만삭스는 올해 국제 유가 평균이 브렌트유는 배럴당 50.4달러,WTI 47.15달러로 조정했다. 두 유종의 종전 예측가격은 각각 배럴당 83.75달러,73.75달러였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평균 가격은 브렌트가 배럴당 42달러, WTI 40.5달러로 내다봤다.
다른 투자은행인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너랄(Societe Generale)도 브렌트는 55달러 (종전 70달러),WTI 51달러 (종전 65달러)일 것으로 관측하면서 올해 전망을 대폭 낮췄다.
외교부 당국자는 "골드만 삭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유가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은 석유생산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조만간 감산할 가능성이 없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까지는 하락해야 미국의 셰일석유 생산과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석유수요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할 경우 국제 유가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 등 주요 소비국가의 석유 수입 동향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뉴욕총영사관은 밝혔다.
원유 등 원자재를 거래하는 월가의 헤지펀드는 40달러 수준이 국제유가의 '바닥(floor)'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국제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럴당 40달러 수준은 상당수 미국과 캐나다 석유 생산기업의 운영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며, 그 결과 지속가능한(sustainable) 가격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고 헤지펀드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실제로 주밴쿠버총영사관 보고에 따르면, 밴쿠버의 경제신문 '파이낸셜포스트'는 신규 오일샌드프로젝트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70~90달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단기 국제유가 약세 요인과 중장기 원유 공급 부족 요인이 겹쳐 헤지펀드는 매력적인 '거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총영사관측은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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