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4조달러 증세 예산안 제출…공화당 "로빈 후드 예산안이다" 반대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4조 달러(약 4400조 원)에 육박하는 2016년회계연도(올해 10월1일∼내년 9월30일)예산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산안의 총규모는 3조9900억달러에 달하며 재정적자는 지난해와 같은 4740억달러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했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계획보다 세출 규모를 7% 늘려서 예산에 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에 대해 '아무 생각없이 만들어진 긴축안'이라고 비판한 뒤 정상적인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의회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 예산 중 전쟁 수행관련 예산은 대폭 축소됐으나 최근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사이버 전쟁및 보안관련 예산은 140억달러를 요청했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과 관련해선 88억 달러가 책정됐다.
한편 이번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밝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부유층과 기업을 상대로 한 증세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중산층 지원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구체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예산안은 중산층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하고 또 임금을 인상하며 미국에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해 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고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 구멍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부합산 소득 50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을 겨냥, 자본거래 이득세를 현행 23.8%에서 28%로 올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예산안은 부유층에 대한 증세 등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3200억 달러의 재원 마련 중산층의 세액 공제와 보육료 지원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에 대해선 2조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기업의 국외에 보유현금에 대해선 일괄적으로 14%의 이행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향후 발생하는 해외에서의 이익에 대해서도 19%의 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세법에선 기업이 해외 에 보유해둔 현금을 미국내로 들여올 경우 35%의 법인세를 물어야한다. 법인세는 35%에서 28%로 낮추는 대신 기업에 대한 세금공제혜택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한편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부자및 기업에 대한 증세와 비정부 예산 증액에 반대하고 있어서 향후 예산안 검토과정에서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화당은 이번 예산을 부자와 기업을 겨냥한 전형적인 로빈 후드 예산안이라며 의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수정 방침을 밝혀둔 상태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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