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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등 특정 해충만 잡는 친환경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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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 원인인 솔수염하늘소 퇴치에도 이론적으로 가능

'모기' 등 특정 해충만 잡는 친환경 기술 나왔다 ▲정상적 모기 난소의 모습(왼쪽)과 분리된 물질들을 처리했을 때 유충호르몬의 활성이 떨어져 비정상적으로 발육된 모기 난소의 모습(중앙, 오른쪽).[사진제공=생명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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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자생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특정 해충만 잡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내 연구팀이 모기 유전자를 효모에 배양시켜 모기만 잡을 수 있는 물질탐색기술을 내놓았다. 이 탐색기술을 통해 국내 자생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모기를 퇴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기술이 발전하면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재선충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가 원인인 소나무 질병이다. 확산 속도가 무척 빠른 게 특징이다. 이번 물질탐색기술을 활용하면 솔수염하늘소 유전자를 배양해 솔수염하늘소만 사멸시키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에 이 물질을 뿌리면 다른 생명체는 영향을 받지 않고 솔수염하늘소만 없앨 수 있다.


이번 기술은 곤충의 변태·탈피를 조절하는 유충호르몬(JH)에 대한 대항물질을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 기술을 통해 특정 해충에만 선별적으로 작용하는 해충 방제 물질을 국내 자생식물로부터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해충별 맞춤 친환경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충 호르몬(Juvenile Hormone)은 곤충의 발생과정 동안에 주기적으로 외골격을 벗는 변태과정을 조절하며 성체의 경우 암컷이 정상적으로 알을 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호르몬을 말한다. 유충호르몬 대항물질(Juvenile Hormone Antagonist)은 유충 호르몬의 활성을 방해해 비정상적인 곤충의 변태를 유도하거나 정상적인 알의 분화를 막아 곤충의 생식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곤충유충호르몬 대항물질은 세계 석학들이 이론적으로 그 존재를 예상했는데 적절한 탐색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그동안 발견하는 데 실패한 물질이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의 한 축을 담당하는 물질이다.


기존의 살충활성물질 선발법은 세포 또는 곤충에게 직접 처리해 이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죽는 것을 관찰해 탐색하는 방법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곤충의 유충호르몬 수용체를 효모에 복제시켜 그 작용점에서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선발법으로 탐색기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살충활성물질 선발법은 살충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잠재물질을 규명하기 위해 해충 또는 해충 관련 대상물에 후보 물질들을 처리, 일정한 조건에 해당되는 물질을 찾아내는 방법을 말한다. 유충호르몬 수용체는 곤충의 체내에 존재하면서 유충 호르몬(Juvenile Hormone)을 감지하고 인식해 호르몬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행하는 단백질이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곤충의 유충호르몬 수용체는 곤충에서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새로운 선발법을 통해 확보된 국내 자생식물 추출물은 기본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앞으로 연구팀이 분리한 곤충유충호르몬 대항물질을 이용해 인체 무해한 천연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硏) 산업바이오소재연구센터 오현우 박사팀과 서울대학교 신상운·제연호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硏 주요사업으로 이뤄졌다. 미국국립과학원(NAS)이 매주 발행하는 과학 분야 저널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IF 9.809) 1월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오현우 박사는 "기존의 전통적 방법에 비해 해충 방제 물질을 탐색하는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100분의 1 이하) 줄일 수 있고 매우 적은 양의 화합물이나 추출물로부터 개별 곤충에 대해 작동하는 유충 호르몬 대항물질을 탐색할 수 있다"며 "연구팀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식물과 곤충의 공동 진화 관계도 규명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인체 무해한 해충별 맞춤형 후보 물질들을 찾아 내겠다"고 다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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