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 활성화 조찬간담회서 주택업계 건의에 바로 답변
-서승환 장관, 기업형 임대 활성화 위해 금융·주택업계 CEO 연일 찾아
-주택·건설업계 "임대주택 정책 시의적절하나 여러 보완책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윤나영 기자]주택 임대차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일 중산층 민간 임대주택(뉴 스테이)사업 활성화 강행군에 나섰다. 중산층이 거주할 고급형 임대주택이 공급되려면 주택·건설업계가 적극 움직여줘야 해서다. 하지만 기업들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단기간에 임대차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승환 장관은 22일 금융업계 최고경영자(CEO)와의 조찬간담회에 이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주택·건설업계 CEO와의 조찬간담회'를 열고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리스크(위험부담)일 것"이라며 "뉴 스테이 정책이 조기에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특별법 제정 이전에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토부 자체적으로 추진 가능한 기업형 임대리츠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2월 중 임대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 임대리츠에 대한 기금 출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주택·건설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과 김문경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시의적절한 임대주택 정책이며 향후 국민의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형 임대주택 1호인 인천 도화지구 프로젝트에 참여(우선협상대상자)하는 대림산업은 임대주택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김한기 대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땅, 민간 택지 등 적합한 땅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면서 "추가적으로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택·건설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혜택만으로는 충분한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당장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필요한데 각종 규제와 법 제정 시기에 가로막혀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민간이 보유한 분양용지를 임대용지로 '재빨리' 전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사장은 "주택업체들이 보유한 땅 가운데 분양성이 떨어지는 부지를 임대용지로 전환하려고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를 받기 상당히 힘들다"면서 "인·허가 시기를 앞당기고 법 개정 전이라도 세제·기금 등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는 민간이 보유한 도시계획시설용지도 임대용지로 전환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손태락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 미집행 용지의 경우 다른 제도와 상충되는 부분이 없는지 검토한 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임대주택용지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건설사가 보유한 도시계획시설용지를 기업형 임대주택 촉진지구로 지정해 임대용지로 전환할 수 있다. 또 기존에 추진 중인 민간택지(입주자 모집 전)의 경우 임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특별법 부칙에 경과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공급된 5·10년 공공택지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조건으로 저렴하게 택지 공급을 한 만큼 임대용으로 바꿀 수 없도록 했다.
박창민 주택협회장이 "임대주택용지 공급가를 더 내려달라"고 한 요구에 대해서는 장기 미매각 용지 등은 공급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3월 중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해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차천수 효성그룹 건설부문장(사장)은 "건설비가 줄어야 임대료를 싸게 책정할 수 있는 만큼 85㎡ 이상짜리 땅도 감정가격 말고 조성원가의 80% 정도에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임대주택을 위해 설립된 SPC의 연결재무제표 적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 ▲기본 보유기간 이후 기간에 대한 보유세·법인세 등의 세액공제 도입 ▲종합부동산세 폐지 ▲재개발·재건축 사업시 법적 상한 용적률 보장 ▲개발부담금 감면 기한 연장 등의 건의가 나왔다.
서승환 장관은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민간임대주택사업이 잘 정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업계에서 제안한 사항 가운데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수용하고 선택할 부분은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