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환 SK건설 마케팅본부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저유가와 중국 업체의 약진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사업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종합설계시공(EPC) 경쟁입찰보다 수익성이 좋은 개발사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중동 비중을 낮추고 북미와 아프리카 등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황장환 SK건설 마케팅본부장(전무)은 올해 해외수주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황 본부장은 "우리의 강점인 정제(Refinery)와 석유화학(Petrochemical)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무모한 시장 확장보다는 지속적인 사업기회가 많은 지역ㆍ국가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기술력이 풍부하면서도 수익성이 담보된 사업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집토끼'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는 이어 "지하철과 터널 등 기반시설 공사가 지속 발주되는 홍콩, 싱가포르 등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건설은 그동안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 지역ㆍ공종 다변화 노력으로 해외수주 실적이 꾸준히 개선돼 왔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SK건설은 2010년 해외에서 총 24억8024만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인 66억7834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국내 건설업계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문제는 불투명한 해외시장 상황이다. 정부와 업계가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를 잡을 수 없을 정도다. SK건설에서 20여년 동안 해외현장을 누벼온 황 본부장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다수의 중동국가와 남미, 러시아 등 화공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 또는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국가의 발주 물량이 감소하면 경쟁업체들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진출을 위한 수주 경쟁 심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본부장은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저가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면서 "중동 지역에선 인도 업체들마저 약진하고 있어 안심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SK건설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해 경쟁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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