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수도 사나 점령과 대통령궁 장악이 결국 쿠데타로 끝을 맺는 양상으로 사태가 흘러가고 있다.
AFP통신과 중동 언론매체에 따르면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과 내각이 모두 사퇴하겠다는 뜻을 아히야 알라이 의회 의장에게 서한으로 표명했다. 예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과 총리 유고시 의회 의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알라이 의장은 일단 이를 반려하고 23일 오전 긴급 의회를 소집했다.
하디 대통령은 서한에서 “(후티가 사나를 점령하고 휴전을 합의한) 지난해 9월21일 이후 평화적 권력이양 과정이 영향을 받았다”며 “고통을 견뎌왔지만 더이상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칼리드 아흐푸드 바하흐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내각)는 현재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엮이고 싶지 않다”며 “무법적이고 비건설적인 정치의 심연에 끌려들어 가지 않기 위해 사퇴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시아파 반군 후티는 지난 19일 대통령궁과 사저, 총리 공관 등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사실상 쿠데타를 시도했다. 하디 대통령은 21일 권력분점, 신헌법 초안 수정 등 후티의 요구사항 대부분을 수용키로 합의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후티 측 고위간부 알리 알이마드가 예멘 의회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민간과 군, 각 정파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후티가 장관과 고위 공무원의 출국금지 명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예멘 현지 언론매체 예멘업데이트는 후티의 무장대원이 수도 사나 시내 곳곳에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예멘 남부의 정치 지도자들은 하디 대통령의 사퇴에 따른 정국 급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아덴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예멘 남부는 분리주의 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반군은 북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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