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가치 4.6% 줄어…삼성·현대차그룹 감소분의 94%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이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30대 그룹 주식지분 가치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총 52조6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말 대비 2조5584억원(4.6%) 줄어든 수치다.
이중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투자감소분의 94.4%(2조4157억원)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지분가치는 1년새 20조4899억원에서 19조5880억원으로 9019억원(4.4%) 줄어들었다. 또 현대차그룹에 대한 지분가치는 10조2937억원에서 8조7799억원으로 1조5138억원(14.7%)이나 감소했다.
두 그룹 외에도 현대중공업 그룹에 대한 투자도 1조5636억원에서 4022억원으로 1조1614억원(74.3%) 줄였다. 이어 롯데(7228억원, 38.5%), 포스코(4546억원, 17.2%), 대우조선해양(3557억원,58.2%) 등의 순으로 투자 지분가치가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심화된 엔저현상과 유가급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악재 속에 대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지분투자는 매크로변수와 주식시장 환경에 따라 크게 변하기 때문에 대외악재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뚜렷한 이익개선세나 모멘텀이 나오기 전엔 강한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SK그룹에 대해서는 투자를 늘려 지분가치가 2013년 말 5조7417억원에서 6조9583억원으로 21.2%나 증가했다. LG와 CJ그룹에 대한 투자 지분가치도 6845억원(14.2%)과 4353억원(36.3%) 늘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안정적 순이익을 내면서 성장 지속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해 우선적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며 "향후 순이익 변동성이 적고 배당성향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연기금의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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