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춥더라고 산책해야 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우리나라 국민이 초겨울과 여름 장마철에 무기력과 기분저하를 겪는 것이 일조시간 감소가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 교수팀은 최근 서울 거주 성인남녀 55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계절성양상설문조사(SPAQ)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평균 GSS는 5.53으로 서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정도로 나타났다.
SPAQ는 수면시간과 기분, 사회적 활동, 체중, 활력, 식욕 등 6가지 항목을 묻고, 어느 달이 가장 나쁜지를 평가하도록 한 뒤 이를 합산해 총점을 내는 방식이다.
이들이 택한 달과 계절의 날씨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평균을 산출해 일조량, 온도, 습도 등 12가지 날씨 요인 중 어떤 특징적 요소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관련 깊은 날씨 요인은 일조량이었다. 서양인들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인 계절성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겨울형과 여름형 두 가지의 타입이 동시에 나타났다.
참가자 중 16.1%인 89명은 날씨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거나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기운 없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는 사회적 활동이나 대인관계, 업무 효율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러한 계절성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관절통, 두통, 위경련 같은 신체증상, 부정적 생각이나 자살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울증(양극성장애)이나 만성적 우울증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앞서 연구팀이 2011년 발표한 계절성이 높은 여성들은 월경주기에 따라 기분저하가 나타나는 월경전증후군도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홍경수 교수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딸리고 기분이 처진다는 느낌이 난다면 계절성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이 끼어있는 여름, 햇빛이 날 때 일부러라도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Comprehensive Psychiatry(IF 2.37) 최근호에 실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