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지속하는 강소기업들이 있다. 바로 섬유업계의 숨은(?) 강자인 세아상역과 한세실업이다.
나이키, 갭,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메이커에 옷을 만들어 파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회사의 특성상 이들은 일반인들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지만 대기업 못지않은 매출을 자랑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주거래 시장인 미국 경기가 호전됨에 따라 올해 공격적 영업을 통해 시장점유율 및 매출 신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의류수출업계 1위인 세아상역은 지난해 수출로만 15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최초의 수출 15억 달러 돌파다. ㈜인디에프(舊 나산) 등 계열사들을 합하면 지난해 매출은 총 2조원이 넘는다.
이 회사는 강력한 수출 정책과 연구개발(R&D) 등으로 매년 뛰어난 경영 실적을 쌓고 있다.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베트남, 니카라과 등 9개 국가 41개 생산공장에서 옷을 만들어 전 세계 곳곳에 보낸다. 실적의 70%~80% 이상이 해외생산공장에서 발생한다. 지난 2005년 5억 달러 규모였던 세아상역의 수출 실적은 10년도 안 돼 3배 이상 성장했다.
세아상역의 올해 수출 목표는 18억 달러 정도. 특히 내년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2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아상역 관계자는 "기존 거래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신규 바이어 개척이 높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유럽 쪽으로 신규 바이어를 개척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실업 역시 섬유업계 알짜회사다. 월마트와 타겟 등 해외 유명 대형마트와 갭, 나이키 등에 의류를 공급하면서 성장한 한세실업의 지난해 수출액은 12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2억 달러 늘어난 14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2017년까지 총 매출 2조원을 넘어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 공장의 경우 3공장 증설로 오더 수용력이 늘고 있다"면서 "정상화에 들어가면 1,2공장을 합친 규모 이상의 생산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세실업은 최근 미국시장 경기가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갭과 나이키 등 기존 거래처는 물론, 유니클로와 자라, H&M 등 글로벌 SPA의 주문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두 기업의 임직원들에 대한 대우도 대기업 부럽지 않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대졸 초봉은 평균 3089만원. 하지만 이들 두 기업의 지난해 대졸 초임은 각각 4300만원, 4200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영업이익에 따른 인센티브와 상여금, 차량유지비, 식대 등 각종 복지수당까지 포함한다면 5대 그룹 연봉이 부럽지 않다. 실제 세아상역의 경우 지난 2013년 입사 1년차 남직원(군필) 연봉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5200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파격적 대우에 이들 기업들의 신입공채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들은 오너 회장들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유명 대기업 못지않은 매출을 자랑하며 지속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회사 성장성과 5대 그룹 수준의 연봉, 글로벌한 업무와 복지제도 등이 입소문 나서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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