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옥·손명완씨 매수주 상승…개미들 추종매수 주의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연초 증시흐름이 지리멸렬기류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슈퍼개미들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종목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21분 현재 대한방직은 전일보다 900원(2.41%) 오른 3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3만8500원에도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연속 상승세인 대한방직의 주가는 연초 대비 현재 25.40%나 오른 상태다.
대한방직의 지난해 실적은 적자의 연속이었다. 대한방직은 지난해 3분기 82억7200만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방직 관계자는 "특별히 주식이 오를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한방직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주식농부'로 알려진 거액자산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의 지분 매입 소식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한방직 주식 6.12%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대한방직은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지난 14일에도 대한방직 주식 1만1264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이 기존 6.12%에서 7.18%로 올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공시 이후 12월 두 차례, 올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꾸준히 대한방직 지분을 매수한 것이다.
이에 개미 투자자들이 대한방직에 호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추종매수에 나서고 있다. 실제 포털 대항방직 종목토론실에는 "박영옥씨 매수한 이유가 뭘까요? 기대를 걸어 봐도 되나요?", "박영옥씨 대주주와 지분 경쟁은 하지 않을까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영화금속은 '신흥 슈퍼개미'로 알려진 손명완 세광 대표가 매입한 이후 주가가 우상향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월 5.00%였던 영화금속 지분을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꾸준히 매입하며 지난해 말 10.60%로까지 끌어올렸다. 손 대표의 지분매입 소식에 영화금속 주가는 지난해 초 885원에서 지난해 말 1280원으로 1년 새 44.63%나 상승했다. 지난 5일 손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금속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내비치자 영화금속은 1500원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종매수는 '묻지마 투자'라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슈퍼개미들이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추종매수할 경우 자칫 비싸게 매입해 수익률이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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