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겠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강정호(27·넥센)는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피츠버그로 떠나 전 기자회견에서 "직접 가서 상황을 본 뒤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금액보다는 도전의 의미가 크다. 팀에서 꾸준히 출장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강정호의 에이전트사인 옥타곤 월드와이드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서 강정호에 대한 독점 협상권을 따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입단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마감시한은 오는 21일 오전 7시(한국시간)다. 현재까지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앞서 13일 ESPN 등 미국 현지언론은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4년 1600만달러(약 173억5200만원)에 합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계약 성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만 강정호는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지켜보기로 했다. 그는 "금액 등 정확한 내용은 아직 잘 모르겠다. 가서 이야기해 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 분들을 처음으로 만나러 가는 자리다. 가서 야구장도 보고 메디컬테스트고 받고 올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시 목표로 '꾸준한 출전 기회 보장'을 들었다. 그는 "일단 꾸준히 경기에 나가야 잘하는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다"며 "아프지 않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전반기까지만 기회가 보장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고 했다.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주력할 부분으로는 "한국에 있는 동안 충실히 몸을 만들었다"며 "가서도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실전훈련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공격과 수비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장타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수비는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의 맞대결을 두고선 "아직 얘기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계약을 한 뒤에 말씀드리는 편이 좋겠다"고 짧게 답했고, 새 시즌 각오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는 한 번쯤 뛰어보고 싶었던 무대였다. 그래서 설렌다. 가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계약부터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피츠버그 구단의 초청으로 이날 오전 11시 45분 출국하는 강정호는 현지에 도착한 뒤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고, 15~16일 이틀 동안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강정호는 계속 미국에 머물면서 계약 성사 여부를 지켜본 뒤 향후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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