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만에 3조3000억원 자금 확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대그룹의 자구안이 이르면 3월 마무리 된다. 지난 2013년 12월22일부터 3조3000억원의 자금 확보를 위해 시작된 자구안이 1년3개월 만에 결실을 맺게 된다. 비슷한 시기 자구안 이행에 들어간 한진그룹, 동부그룹 등보다 선제적인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9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5일 현재 자구안 이행률은 92.14%로 총 3조407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오는 26일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을 위한 본 입찰 결과에 따라 자구안은 마무리된다. 현재 중국의 푸싱그룹, 일본 오릭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파인스트리트 등이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그룹 측은 매각 예상가로 7000억~1조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자구안 제출 당시의 예상가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현금 2000억원(자산담보부대출)도 확보한 상태다.
반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현대증권 이후 대우증권의 매각이 예정돼 있는 만큼 선택의 폭이 크다. 예상가를 하회하는 수준의 매각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금액 7000억~1조원 선은 매각 후 현대그룹의 재무건전성 확보가 가능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현대그룹은 자구안 이행 후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대그룹은 금융사 매각이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자구안 이행률을 높일 수 있도록 현대상선이 3월25일까지 23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유상증자 성공시 자구안 이행률은 99.4%를 달성한다. 총 3조2787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자구안이 실질적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비슷한 시기 자구안을 발표하고 자금 조달에 나섰던 한진그룹과 동부그룹을 제치고 가장 먼저 재무건전성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됨과 동시에, 올 한 해 수익 증진에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정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과 조직슬림화 추진 등 고통스럽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생존했다"며 "올해도 능동적으로 활로를 찾는다면 현대그룹이 한층 성장하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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