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후 2시 캔버라서 조별리그 1차전
기성용·이청용 '쌍용' 앞세워 첫 승 도전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한다. 1960년 우승 이후 55년을 기다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대표팀은 '완전체'를 갖췄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4일·2-0 승) 때 아껴둔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이청용(27·볼턴)이 가세한다.
기성용이 주장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의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10일·2-0 승)에 이어 두 번째 완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경기력과 대표팀 전술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을 감안해 중책을 맡겼다. 공격과 수비진을 간격을 유지하면서 중원에서 전체적인 볼 배급을 담당할 키 플레이어다. 한국은 사우디와의 최종 모의고사에서 전·후반 경기력이 크게 달랐다. 특히 전반에는 슈팅 여섯 개를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한준희 KBS해설위원(45)은 "수비 진영에서부터 공을 간수하고 공격으로 전개하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패스가 번번이 끊겼다. 기성용의 빈자리가 컸다"고 했다.
기성용의 장점은 빠른 판단과 유연한 몸놀림이다. 상대 선수 두 세 명이 달라붙어도 미리 움직임을 예측하고 빈 공간을 찾아내는 기술이 좋다. 더불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정확한 패스로 2선에 있는 공격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큰 키(186㎝)를 활용해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중 공격에도 가담하도록 했다.
호주는 기성용에게 익숙한 장소다. 2001년부터 4년 동안 브리즈번에 있는 존 폴 컬리지(John Paul Collage)에서 축구 유학을 했다. 그는 "다른 나라보다 환경도 좋고 오랫동안 생활한 곳이라 뜻 깊은 장소다. 여기서 아시안컵 우승을 한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전문 매체 'ESPN'도 "호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청용은 미드필드에서 중심을 잡아줄 기성용과 함께 대표팀의 측면 공격에 활기를 더한다. 정통 '윙어'로서 크로스와 2대 1 패스로 상대 측면 수비를 허물 수 있다. 손흥민(23·레버쿠젠), 조영철(26·카타르SC), 남태희(24·레퀴야SC) 등 2선 공격수들의 위치 변화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대표팀 전술에서 측면을 흔들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특히 좌우 날개가 수시로 방향을 옮겨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주는 전략을 즐겨 쓴다.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 공격이 주 임무지만 경기가 시작하면 반대편에 선 손흥민과 자리를 바꿔 경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마주할 오만의 오른쪽 측면 수비는 어수선하다. 주축 선수였던 사드 수하일(27·판자)이 부상으로 귀국하면서 전날 아메르 사이드 알 샤트리(25·도파르)가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한국은 오만과의 국가대표 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선다. 2003년 10월 21일 아시안컵 2차 예선(1-3 패)에서 유일하게 졌다. 이청용은 "오만이 경기하는 영상을 봤는데 생각보다 탄탄한 팀이다. 어느 팀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겠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