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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2년] "상처없는 벤처 없다" 이스라엘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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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CES 기조연설 "8000개 넘는 벤처천국…창조경제의 모델"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CES 2015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를 주제로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한 기대와 비전을 강조했다.


특히 윤 사장은 자동차와 교육, 의료, 금융서비스 등 이종산업과의 전방위 협업의 일례로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얼리센스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침대 매트리스 밑에 놓아두기만 하면 최적의 기상시간을 제시하고 수면 중 심장마비와 같은 위험을 미리 경고해주는 센서를 확보하고 있다.

윤 사장이 수많은 기업 가운데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창조경제'를 추진하며 그 모델로 이스라엘을 꼽았다. 실제 이스라엘 텔아비브야파는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창업하는 곳으로, 세계 각지에서 창업경제를 배우려고 이곳을 찾는다.

실제 이스라엘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웨이즈'는 지난 2013년 구글에 13억 달러(약 1조3700억원)에 팔렸으며, 데이터 압축 소프트웨어(SW) 회사 오나보는 페이스북에 1억2000만 달러(약 1260억원)에 매각됐다. 오나보의 직원수는 고작 40여명뿐이다. 창조경제가 가진 잠재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스라엘은 국내 인구가 기껏 해야 800만에 불과한 사막기후 국가이지만 농작물과 곡식을 자급자족하며, 해외시장 무기수출 규모는 세계 6위에 이른다. 하이테크 업체 575곳이 지난 2012년에 자본을 조달한 금액은 19억20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70% 이상이 해외에서 유치한 금액이다. 2003년 이후 10년간 이스라엘 벤처캐피털(VC)의 총규모는 157억 달러로 2011년에는 21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3년 10억 달러에서 두 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202년 한 해 동안 이뤄진 기술거래액은 총 46회에 걸쳐 26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자금 조달은 이스라엘 창업 기업의 건전성을 높였다. 현재 이스라엘의 벤처기업 수는 8000개가 넘는다. 한 해 만들어 내는 벤처기업 수만 유럽 전체가 만들어 내는 것보다 많다. 2013년 10월 기준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의 수는 61개에 달한다. 나스닥에 상장된 유럽ㆍ한국ㆍ일본ㆍ중국의 스타트업 기업 전부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스타트업 기업을 가진 나라다.


창업 기업이 이처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배경에는 '실패에 관대한 자금과 금융'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번역해 베스트셀러가 된 '창업국가'라는 책에서는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결을 '후츠파(chutzpah)'라는 문화에서 찾았다. 후츠파는 '뻔뻔스러운, 주제넘은, 오만함'이란 뜻이었으나 현재는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단어인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담대함'이나 '저돌적'을 뜻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경영ㆍ경제계에서는 창업 정신을 의미하는 단어로 인식된다. 이스라엘은 창업에 실패한 사업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법적 책임을 일체 묻지 않는다. 대신 창업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에겐 낙오자라고 폄하한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독특한 문화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창업에 대한 도전 의지가 꺾이지 않는 이유가 된다.


이스라엘의 벤처산업 육성을 주도했던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한국지사장은 "이스라엘에는 연쇄 창업가(serial entrepreneur)라는 말이 있다"며 "창업에 실패한 기업가들이 다시 창업에 도전하고 성공한 창업가도 기업을 매각한 후 다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창업에 또 도전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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