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6개월 사이 국제 유가가 반토막 나면서 전통적인 원유 생산 방식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캐나다 오일샌드 업계의 생존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캐나다 오일샌드 업계가 저유가에도 견조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저유가로 경제에 타격이 생긴 러시아ㆍ베네수엘라와 달리 캐나다는 크게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낙관했다.
캐나다는 세계 5위 원유 생산국이다. 그러나 원유 대부분이 오일샌드 형태로 매장돼 있다. 오일샌드는 검고 무겁고 끈적끈적한 점성질 원유인 역청, 모래, 점토로 이뤄진 혼합물이다.
뜨거운 수증기로 땅에 열을 불어넣어 석유 성분부터 녹여낸 뒤 이를 뽑아내는 과정은 비용이 많이 드는 원유 생산 방식 가운데 하나다. 전통적인 원유 생산 방식보다 에너지와 물이 17% 더 사용되고 환경 오염원 배출량도 많다.
환경보호단체들의 주요 공격 대상이었던 오일샌드 업계가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오일샌드 프로젝트들이 이미 안정적인 수익 구조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오일샌드는 생산구조가 광산과 비슷하다. 프로젝트 진행 초기에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일단 인프라가 구축되면 수년간 저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업계는 이미 거대 비용 지출 단계를 넘어 생산에 들어갔거나 생산 직전 단계다.
캐나다에서는 내년부터 14개 신규 오일샌드 프로젝트가 하루 26만6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는 올해 생산량보다 36% 많은 것이다.
캐나다 오일샌드 업체의 수익성은 다른 에너지 기업보다 현저하게 높은 편이다. 업계 선두 기업인 선코에너지의 경우 이자ㆍ세금ㆍ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 2009년 11.7%에서 지난 1~9월 3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슨모빌의 Ebitda가 14.3%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캐나다달러의 약세 흐름도 오일샌드 업계에 플러스가 되고 있다. 오일샌드 기업 대다수가 원유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캐나다달러로 지불한다. 하지만 주요 고객이 미 정유사들이기 때문에 결제 대금은 달러로 거둬들인다.
지난 12개월 사이 캐나다달러의 가치는 미 달러 대비 10% 하락했다. 원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고 매출은 늘었다는 얘기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캐나다의 오일샌드 업계가 당장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업계가 내년 투자 규모와 시추 계획을 속속 축소하고 있다는 것은 염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