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피츠버그, 내년 8·9월에 6경기 예정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우뚝 선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 동갑내기 강정호(27·넥센)가 원하는 대로 직구만 던져 줄까?
아마 봐주지 않을 것이다. 강정호는 지난 20일 류현진을 만났을 때 "직구만 던져라"라고 말했다.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라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결과를 통보 받아 메이저리그 진출의 가능성이 열린 뒤의 일이었다.
강정호를 잡기 위해 최고액을 응찰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피츠버그로, 앞으로 한 달간 강정호와 독점 협상을 한다. 순조롭게 계약을 하면 국내 팬들이 흥분할 만한 '류현진 vs 강정호' 카드가 완성된다. '류현진 vs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 카드와 더불어 2015년을 뜨겁게 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강정호가 마이너리그에 가지 않고 버텼을 때의 일이다.
피츠버그와 다저스는 같은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지만 지구가 달라 맞대결 기회는 여섯 차례에 뿐이다. 첫 경기는 내년 8월 8일(한국시간)에 열린다. 8일부터 10일까지 피츠버그의 홈인 PNC 파크에서 3연전을 한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는 다저스타디움에서 3연전이 열린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국내 무대를 떠날 때까지 강정호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강정호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 0.167(30타수 5안타), 출루율 0.194을 기록했다. 삼진을 열 번 당한 반면 볼넷은 한 번 얻었다. 그러나 매우 인상적인 기록도 있다. 류현진의 마지막 시즌인 2012년에 강정호는 안타 세 개를 쳤는데 2루타가 두 개, 홈런이 한 개였다.
강정호에게 맞은 홈런은 류현진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도전한 류현진의 꿈을 깬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2012년 10월 4일 넥센을 상대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했다. 이날까지 9승 9패. 그런데 한화가 1-0으로 앞선 7회에 강정호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은 4안타만 맞으며 버텼으나 승리와 무관했다.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서른 개 팀 가운데 홈런 6위, 타율 5위로 공격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왼손투수를 상대로 한 득점은 전체 29위(137득점)에 머물렀다. 류현진도 두 시즌 동안 피츠버그와 세 번 경기해 모두 이겼고, 평균자책점은 2.79를 기록했다. 반면 강정호는 올 시즌 한국에서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 0.413나 됐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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