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지만 EG 회장(56)을 재소환했다. 문건 작성 및 유출 경로를 확인하는 데 막바지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검찰은 이 사건 핵심 인물인 박관천 경정(48)에 대한 구속시한을 연장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전날 오후 3시께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9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회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지난 15일 이후 두번째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박 회장을 상대로 정윤회씨의 미행지시 의혹 등이 담긴 문건을 건네받은 경위와 청와대 문건이 대량으로 유출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조치사항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박 회장은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일보 기자를 통해 의혹 관련 문건을 확인했지만 이를 청와대에 알린 적은 없고 문건작성 경위 등도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행 의혹이 담긴 문건은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해제 후에 작성해 지난 3월말 박 회장 측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경정은 문건의 작성 동기나 지시 여부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진술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박 경정이 박 회장의 측근 전모씨를 통해 문건을 건넨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박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미행설을 처음 보도한 시사저널이 최근 "박 경정이 아닌 박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미행설 내용을 취재해 기사화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박 회장을 상대로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25일로 예정된 박 경정의 1차 구속시한을 한 차례 연장해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 경정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 당시 작성한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문건' 등을 비롯해 10여건의 문건을 반출한 혐의로 체포돼 지난 19일 구속됐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벌여 박 경정의 직속 상관이었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52)이 문건 작성과 반출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그를 재소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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