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요르단서 열린 제11차 한중동협력포럼 기조연설...동반자관계 업그레이드 과제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우리 외교장관으로서는 7년 만에 중동을 순방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1일 "한국 외교에서 2015년은 중동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우리의 대중동 외교정책도 ▲중동의 평화번영에 대한 응분의 역할을 수행하고, ▲포괄적인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쌍방향의 지속가능한 미래동반자 관계를 추구하는 방향에서 추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윤 장관은 이날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제주평화연구원, 한·아랍 소사이어티, 아랍사상포럼이 공동주최한 제11차 한·중동 협력포럼에 참석해 '전환기 중동정세와 한국의 대중동 외교정책 방향'이라는 기조연설에서 "상호 긴밀히 연결된 세상에서 중동정세가 우리의 경제, 국가안보, 국민안전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전환기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근혜정부의 5대 중동 정책방향=윤 장관은 전환기의 한·중동 관계를 반영한 박근혜정부의 대중동 정책 방향을 5가지라고 천명했다.
윤 장관은 우선 전통적인 에너지, 건설 분야 협력을 넘어 다변화와 미래 지향성에 기초해 포스트 오일(Post-oil.탈석유시대) 시대를 대비하는 쌍방향 경제 동반자 관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정치, 안보 그리고 인도적 기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동의 평화에 기여하는 외교를 강화하겠다고 윤 장관은 천명했다.
셋째, 경제적 파트너십과 정치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외교를 추진하며, 넷째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양자외교와 지역외교가 조화를 이루는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마지막으로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외교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런 중요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통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정상외교, 전략 대화, 공동위원회, 정책협의회가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중동 WMD 확산 관여 경고=윤 장관은 또 이란 핵협상이 핵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에 줄 함의도 지적했다.
윤 장관은 가자사태에 대한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에도 오늘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는 더 이상 중동지역의 지배적인 이슈가 아니라고 말문을 텄다.
윤 장관은 중동 국가들과 중동을 넘어선 지역에 대한 핵심적인 위협은 전쟁으로 찢긴 시리아와 불안정한 이라크내 ISIL의 발호, 이란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북아프리카 지역을 휩싸고 있는 불확실성 등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 모든 문제점들의 영향이 중동 지역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면서 "상호 긴밀히 연계된 세상에서 어떤 국가나 지역도 중동발 혼란의 파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한국도 이 점에 있어서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선 한국과 중동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에너지 조달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은 그중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데 유가가 10%만 상승하더라도 국민총소득(GNI)이 .4%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윤 장관은 이어갔다.
다음으로 중동지역의 불안정은 우리의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우리 국민이 처음으로 이라크의 혼란의 와중에 극단세력에 의해 잔인하게 참수된 지 올해 10년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지금 이시각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의 ISIL의 발호와 다른 중동 지역에서의 혼란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핵문제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협상은 북한에 대해서도 함의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중동 지역에서의 재래식 또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이란과 E3+3간 진행하고 있는 이란 핵협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윤 장관은 "한국과 중동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면서"한국의 외교 어젠다에 있어 2015년인 내년은 중동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장관은 포럼 기조연설 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예방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중동 포럼,우호협력 구축하는 가교 역할 수행=한·중동 협력포럼은 한국과 중동의 실질적인 우호협력 구축 방안을 모색하는 1.5트랙(반관반민) 회의로 2003년 발족했다.이날 행사에는 한·중동 양측에서 고위급 인사를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전환기의 중동과 한국의 대중동 외교전략', '한-중동 경제협력의 다각화', '문화와 사람, 한-중동 협력의 발판'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포럼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차세대 세션'에서는 미래 한·중동 관계를 이끌어갈 양국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과 중동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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