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중 지점당 순익 최저 수준…인적 구조조정도 예상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이후 첫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한다. 금융권은 이번 지점 재정리가 국민은행에서 '윤종규 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 1월5일부터 전국 14개 지점과 3개 출장소, 1개 PB센터 등 총 18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한다. 대상 영업점은 명동중앙ㆍ중계본동ㆍ당산동ㆍ도산로ㆍ목동2단지ㆍ김포공항롯데몰ㆍ서소문로ㆍ청량리역점 등 서울 8곳과 부천상동ㆍ부천중동PBㆍ동백백현(출장소)ㆍ고양행신점 등 경기 4곳을 포함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은행 지점 당 평균 직원 수가 12명이니 약 200명의 직원이 이번 통폐합 후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은 새로운 은행장이 취임할 때마다 가장 힘이 실리는 임기 초 영업점 효율화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지난해 이건호 은행장 취임 후에도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대상으로 55개 영업점을 통폐합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통폐합과 윤 회장의 구조조정 계획과는 별개라며 일단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통폐합 계획은 상시 운영된다"며 "위례신도시, 마곡지구 등 새로운 수요가 있는 곳에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통폐합 규모는 전체 영업점 중 1%대에 해당하는 일상적인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갈수록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4대 은행 중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는 수준인 국민은행에서 인력ㆍ조직 구조조정이 내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18곳의 영업점 통폐합도 같은 맥락이다. 윤 회장 역시 취임 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재 국민은행의 지점당 순익은 4대 시중은행 중 하위권이다.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익을 지점(해외지점 포함) 수로 나눈 지점당 순익은 8억6500만원으로 우리은행 8억4040만원과 비슷하다. 그러나 신한은행 15억6250만원의 절반 수준이고 하나은행의 12억8770만원에도 훨씬 못 미친다. 이같이 다른 경쟁은행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국민은행 국내 영업점은 3분기 1160곳(신한은행 898곳)으로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다. 때문에 내년 초 통폐합 후 추가적으로 대규모 통폐합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은행의 인력 적체도 심각해 곧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꾸준히 나온다. 현재 국민은행 인력구조는 L0(초대졸)가 4107명, L1(계장ㆍ대리급) 4185명, L2(과ㆍ차장급) 6205명, L3(부지점장ㆍ팀장급) 4863명, L4(고참 지점장급) 544명으로 전형적인 '항아리 형태'다. 윤 회장은 연말 인사 구상과 함께 효율적인 인력활용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은행은 2005년 2200명, 2010년 3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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