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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직급 허물고 모든 호칭을 '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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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조직으로 분위기 유연화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각종 규제에 불황까지…팍팍해진 환경 속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부 기업들이 시작한 직급 파괴가 불황을 타개할 조직 유연화 방책으로 여겨지면서 재계 전반에 확산되는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부터 사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의 사내 호칭을 직급 대신 '님'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존댓말 사용하기 운동을 진행해왔지만 동료 간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아예 호칭을 '님'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호칭이 낯설 이들을 고려해 매주 화, 목 아침 서로를 칭찬하는 '화목데이'를 마련, '님' 호칭 사용을 독려할 계획도 내놓았다.


한때 신세계그룹도 직급 파괴를 고려했었지만 유통업체 특성을 고려해 현재는 직급 간소화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이마트 소지품 검사논란 이후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휴일 근무 개선방안 등을 골자로 한 기업 문화개선 캠페인 시행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내년 직급 간소화를 고려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일반직급체계는 '사원ㆍ주임ㆍ대리ㆍ과장ㆍ부장ㆍ수석(부장)'의 6단계로 나뉘어 있다. 이를 3~4단계 정도로 줄여 보다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 방침이다.

롯데백화점도 내년 1월 상품ㆍ영업본부 등 2대 핵심 실무부서 조직을 수평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품본부의 경우 현재 본부장, 부문장, 팀장, 선임상품기획자(CMD), 상품기획자(MD) 등 5단계로 나뉘어 있는 직급을 한 단계 줄여 4단계로 만들고 영업본부 역시 한 단계 줄이는 방식으로 조직을 수평화할 계획이다. 다만 롯데백화점과 신세계그룹 모두 아직 최종 의사결정이 나지 않아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 수평화는 개인 창의성을 중시해온 IT업계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이야기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지난 10월 합병하기 전부터 직급을 파괴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2년부터 전 임직원이 '님'을 , 카카오는 영어 별칭을 써왔다.


이외 지난해 아주그룹은 부장급까지 '매니저'라는 호칭을 쓰도록 했고 한화그룹은 2012년부터 대리~차장에 '매니저'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2011년에는 포스코가 대리~차장까지 '매니저'라는 호칭을 도입했고 2010년에는 제일기획이 '프로'를, SK텔레콤은 그보다 앞서 2006년에 '매니저'를 도입했다.


이처럼 재계 전반에 수평적 기업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조직이 수평화되면 보다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아이디어 개진이 활발해지고 유연한 문화,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실제 직급 파괴 원조격인 CJ그룹은 '님' 호칭 덕분에 채용경쟁력은 물론, 창의적 사업 진출이 가능했다고 자평한다. CJ는 2000년1월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님' 호칭을 도입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타 기업 관계자들이 처음에는 CJ가 오래 못 가 '님'호칭을 포기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며 "그러나 이 호칭은 신입사원들이 활발한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도움이 됐고 취업시장에서 청년들에게 호감을 얻는데도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실제 CJ그룹은 재계순위는 15위지만 대학생 취업선호도에서는 상위를 다툰다. 올해 여대생의 경우 CJ제일제당을 1순위 직장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사업 특성과 조직구조를 고려한 유연한 조직운영이 필수"라며 "호칭을 바꾼다고 바로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조직 유연성을 제고하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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