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서밋 개막, 기업가 정신과 혁신 연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1일 한국ㆍ아세안 CEO 서밋에서 개회사를 통해 "한ㆍ아세안 경제협력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세계경제의 핵심 원동력 될 것이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한ㆍ아세안 CEO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아세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매년 5~7%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제에서 이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한국과 아세안 정부가 FTA 등을 통해 튼튼히 만들어 놓은 협력과 성장의 토대 위에서 이제는 우리 기업인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한국과 아세안의 기업인들이 이 시대에 필요한 기업가정신과 혁신으로 무장해 새로운 역동성을 찾아내 세계의 요청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이른바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 경계론을 주장했다. 박 회장은 "세계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이른바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져 있다"며 "높은 국가 부채에 시달리는 선진국은 통화확장 정책으로 간신히 위기에 대처해 나가고 있고 새로운 성장축으로 기대를 걸었던 브릭스도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이끌 성장엔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지 전세계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이론의 대가인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CEO 서밋의 첫번째 세션에서 '세계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역이다"며 "아시아의 빠른 성장을 위해 도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머 교수는 "현대 경제에서 경제적 가치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곳은 도시"라며 "정부 정책도 산업화가 아니라 도시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도시거주민의 증가추세는 신흥국에 도전이자 기회로, 정부 주도 하에 도시개발을 해야 하며, 정부는 한정적인 자원을 고려해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제2세션에서 한국 기업의 혁신 사례로 소개된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이사는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는 지역 고유의 환경에서 나오는 필요성이 기술역량과 결합해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지닐 때 나온다"고 말했다.
CNN이 꼽은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10가지' 중에 소개팅과 여성골퍼가 있는데, 이런 문화가 IT기술과 결합해 소개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스크린 골프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혁신적인 IT서비스가 연이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전략과 벤처기업 붐, 잘 정비된 인터넷 환경 등의 결합을 꼽았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제3세션에서 자사의 성장 요인을 '혁신적 인사제도와 신규노선 개발' 등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에서 찾았다. 그는 2001년 보잉737기 2대로 시작한 회사가 2013년 기준 항공기 150대를 보유한, 탑승객 기준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항공사로 성장했다며 에어아시아의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인사제도,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 IT기술 활용, 소비자 편의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시행 등을 성공비결로 꼽았다.
한편,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상호협력을 다짐하기 위한 '한ㆍ아세안 CEO 서밋'에는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 550여명이 참석했다. 한ㆍ아세안 주요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09년 제주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모하마드 나집 말레이시아 총리 등 한국과 아세안의 정상들도 대거 참석했다.
부산=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