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지지하지 않는다" 박원순 서울시장 발언에 성소수자 단체 "사과하라"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서울시민 인권헌장이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둘러싼 갈등으로 제정이 무산된 가운데 성소수자 단체들이 서울시를 규탄하며 7일 이틀째 시청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이날까지 퇴거하라는 명령서를 보냈으나 이들은 박 시장이 면담에 응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동성애단체 회원들은 6일 오전부터 시청 로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박 시장이 지난 1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보편적인 차별은 금지돼야 하지만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무지개 농성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과와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소수자는 시민으로서 이미 이곳에 살고 있는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찬성과 반대가 가능한 문제로 전락시켰다"며 "박 시장은 서울시민 권리헌장 제정을 공약해놓고 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헌장을 둘러싼 논란에 사과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 시장이 자신들과 면담에 응해줄 것과 인권헌장 논의 과정에서의 폭언과 폭력을 방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시민위원회가 헌장 내용을 적법하게 확정한 이상 이를 선포하는 건 서울시장의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인권헌장 제정의 마지막 단계로 지난달 28일 시민위원회를 열었으나 절반 이상의 시민위원이 불참하거나 퇴장하는 등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표결로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이 명시된 헌장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시는 절반 이상이 참여하지 않은 표결은 합의로 볼 수 없다며 사실상 헌장 제정이 무산됐음을 인정, 성소수자 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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