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운용펀드 압도적 성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종목 선택이든 육아든 모두가 가는 길은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수익률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비결을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민 본부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의 '핫 아이콘' 이다. 삼성운용에서 첫 여성본부장으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운용중인 펀드가 장기간 시장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보이면서 국내 대표 스타 펀드매니저로 손꼽히고 있다.
한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민 본부장이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펀드매니저 세계에서 육아를 병행하며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노하우가 궁금해졌다.
민 본부장은 지속가능한 가치주·중소형주를 찾아 장기간 투자하는 스타일이 자신의 성격과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세상의 변화를 다른 이들보다 먼저 감지하는 능력도 한 몫했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모바일게임을 즐겨하면 어떤 게임을 하는지 물어봐서 투자에 활용하기도 한다.
여의도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이 대학에서 경영이나 경제를 전공한 것과 달리 민 본부장은 이화여대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그는 "법학을 배울 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체계가 훈련이 됐다"며 "기업의 재무제표나 사업모델을 볼 때 투자포인트가 머릿속에 재빨리 정리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민 본부장은 투자하는 종목을 선정할 때 모두가 좋다고 하는 기업일수록 안좋은 면을 찾기 위해 꼼꼼히 살펴본다. 그는 "종목 선호도가 높을수록 가격은 비싸져 투자 메리트가 사라지는 데다 자그마한 상처에 주가는 확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시즌이 도래하면 기업 분기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했는지 여부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현상도 경계한다. 그는 "기업이 경영을 하다보면 단기간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며 "다만 이런 현상이 단순한 컨센서스 하회 여부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이슈에서 비롯됐는지 파악해 3년후 큰 그림을 보고 투자하는 게 나만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종목 발굴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그가 운용하는 펀드인 '삼성중소형FOCUS 1(주식)'은 올해 수익률 10.31%(11월26일 기준)로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3.33%를 크게 웃돌고 있다. 3년 수익률과 5년 수익률은 각각 38.83%, 114.40%로 장단기 성과에서 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밸류주식운용본부를 이끄는 위치에서도 여전히 기업탐방에 부지런히 나서고 있다. 처음 투자하는 회사나 변화 포인트가 생긴다고 여겨지는 기업은 반드시 탐방해 눈으로 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한다. 민 본부장은 "10년 넘게 펀드매니저를 하며 기업을 찾다보니 기업탐방은 이제 DNA화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워킹맘으로서 여전히 고민은 많지만 투자든 아이 교육이든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결국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을 세운다면 어렵지 않게 헤쳐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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