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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적 욕설·폭언 상담, ARS로 '통화불가' 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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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9개 기업, 감정노동자 인권 향상 우수사례 발표회 개최

"상습적 욕설·폭언 상담, ARS로 '통화불가' 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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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CJ제일제당은 얼마 전 부터 욕설·폭언·성희롱·협박을 일삼는 고객을 '블랙(Black) 고객'으로 분류했다. 특히 업무와 관련 없는 민원의 경우에는 통화를 강제로 종료하고 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전담부서로 즉시 이관하는 '자기보호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 NS홈쇼핑은 성희롱·폭언을 하는 소비자의 발신 번호를 원천 차단하고, 상습적으로 상담원을 괴롭히는 악성고객에게는 ARS로 통화 불가를 안내하는 '화이트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성희롱·폭언 등을 일삼는 고객에게는 법적조치도 취한다.


최근 이른바 '감정노동자'로 불리는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화두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내 9개 기업과 함께 감정노동자의 인권보호·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서울시는 27일 오전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녹색소비자연대,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와 함께 '감정노동자 인권향상 기업 우수사례 발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감정노동 문제를 기업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야쿠르트 ▲LG전자 ▲애경산업 ▲동아제약 ▲교원그룹 ▲NS홈쇼핑 ▲이마트 ▲CJ제일제당 ▲아주캐피탈 등 9개 기업과 함께 '감정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한 소비자·기업 공동노력 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날 발표회에 참여한 기업 중 LG전자는 불만 고객 전담 민원상담파트를 운영하고, 악성고객에 대한 법적 조치를 통해 상담사를 보호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학자금·의료비 지원 등 20여 가지의 복리후생제도도 지원한다. LG전자는 또 원인진단부터 감성치료까지 이어지는 '스트레스 관리과정' 등을 도입하는 등 노동자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참가업체 중 유일한 금융회사인 아주캐피탈은 상담사 보호를 위해 고충처리 전담반을 운영하고, 언어폭력 응대 메뉴얼을 마련해 상담시에 활용 중이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이케어(E-care) 프로그램'을 운영해 각 점포의 고충처리 기구를 강화하고 악성고객에게 쓸 수 있는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또 애경산업의 경우 상담사가 폭언·성희롱 등 악성고객과의 상담을 한 경우 1시간의 휴식 시간을 제공한다.


한편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 및 소비문화조성 전국협의회(전국협의회)'에 따르면 감정노동자 8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3%가 고객으로 부터 불쾌함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반말 등 무시(40.1%), 부당한 요구(37.6%)등이 꼽혔다.


같은 기간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정노동에 대한 소비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를 받으며 불편·불쾌감을 느낀 이유에 대해 소비자의 26.7%는 필요한 정부를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본인이 해결하지 않고 전화·서비스를 타인에게 돌리는 것이 짜증난다(19.2%)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는 "통상 감정노동자에게 강요되는 친절한 웃음, 서서 응대하기는 고객불만의 원인이 아니다"라며 "고객 불만 해소를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노동자에게 필요한 직무교육과 훈련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감정노동자 인권향상 기업 우수사례 발표회를 통해 9개 기업이 서로 각각 추진 중인 사업정보를 공유하고 우수한 사업을 확대전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감정노동자들은 더 나은 근무환경에 일하고, 이를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시와 소비자단체 그리고 기업이 힘을 합쳐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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