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후강퉁(상하이ㆍ홍콩 거래소 간 주식 교차거래)'을 계기로 주식시장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최근 보도했다.
후강퉁이 시행된 지 1주가 지났지만 중국 본토 투자자와 홍콩에 계좌를 갖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변화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두 거래소 간 주식 거래량은 하루 한도를 채우기는커녕 첫날만 '반짝' 증가했을 뿐 점차 줄고 있다. 특히 중국인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거래가 크게 부진하다.
사실 중국 본토 투자자에게 홍콩 증시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중국 국내총생산(GDP)과 홍콩 증시 간 상관관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GDP와 홍콩 증시 간 상관지수는 0.4다. 한편 중국의 GDP와 중국 내 증시 간 상관지수는 0.6으로 조금 더 높다. 중국인 투자자들로서는 본토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라면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는 뜻이다.
그런데 후강퉁은 중국 증시의 세계화에 상당한 성과를 안겨주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후강퉁으로 서로 연결된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달러(약 7460조원)다. 미 뉴욕증권거래소(19조2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에 이어 세계 3위다.
중국 증시는 후강퉁 제도로 대표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CSI)'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 각국 기관투자가는 MSCI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따라서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중국 증시로 글로벌 투자금 유입을 견인하게 된다.
중국도 이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될 부문이 주식 거래 방식이다. 중국 증권 당국은 주식을 매입한 다음날 매도하는 'T+1' 방식에서 주식 매입 당일 되팔 수 있는 'T+0'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홍콩 등 글로벌 증시 대다수가 'T+1'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외국인 투자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식 거래 방식 전환이 불가피하다. 글로벌화는 중국 증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PER가 17.5배인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의 글로벌화는 중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다변화 기회를 열어줘 중국의 부(富) 역시 글로벌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투자수단이 다양하지 않아 부의 72%가 부동산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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