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이면 훈련비 지원 끊겨, 후원사 구하고 있지만 답변 없어…선수단 17명 동요 속 개인훈련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팀을 해체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남자 핸드볼 코로사의 정명헌 대표(55)는 "웰컴론의 후원 계약은 종료됐다. 내년 2월까지 훈련비용은 지원받기로 한 만큼 그 안에 새 후원사를 찾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망은 어둡다. 지난 8월 24일 웰컴론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정 대표는 지금까지 기업 예순 곳에 제안서를 보냈지만 긍정적 답을 듣지 못했다. 정 대표는 "제2의 웰컴론이 꼭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사 소속 선수 열일곱 명도 기로에 섰다. 팀이 해체 위기를 맞자 선수들이 동요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 축소와 연봉 삭감, 재계약 포기, 노장선수 은퇴 등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분위기가 완전히 내려앉았다. 전국체전(10월 28일~11월 3일ㆍ제주)을 마치고 시작된 휴가는 지난 23일 끝났지만 팀 훈련은 시작되지 않았다. 장인익 웰컴론코로사 감독(47)은 "지금 상황에서는 훈련하기 어렵다. 선수들의 소재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몇몇 선수들은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박중규(31ㆍ피봇)와 이창우(31ㆍ골키퍼), 정수영(29ㆍ라이트백), 이현식(22ㆍ센터백) 등은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활약한 국가대표 선수다. 남자 국가대표팀이 내년 1월 카타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어 훈련을 거를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 주장을 지낸 박중규는 "개인적으로 운동은 하고 있지만 답답한 심정"이라며 "앞으로의 팀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전해들은 내용이 없다"고 했다.
코로사는 앞으로 석 달 안에 후원사를 찾아야 한다. 후원이 끊기면 전국체전 참가 지원 명목으로 경상남도체육회에서 매달 지급하는 5000만원으로 팀을 꾸려야 한다. 이 지원도 내년 10월이면 끊긴다. 그러므로 내년 2월까지 후원사가 나오지 않으면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팀이 해체되면 소속 선수들은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아니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기도 어렵다.
코로사와 상무를 제외하면 남자 실업팀은 두산과 인천도시개발공사, 충청남도체육회 등 세 곳 뿐이다. 정 대표는 "고액연봉 선수들의 연봉 삭감, 노장 선수들의 은퇴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를 기존 열일곱 명에서 '열세 명+감독'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허리띠를 졸라 매지만 열세 명 선수들과는 끝까지 간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 대표와 장 감독은 26일 경상남도체육회를 방문해 향후 지원 기간 연장 등 대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2001년 5월 창단한 코로사는 전국체전과 전국실업핸드볼대회 등에서 열일곱 번이나 우승했다. 올해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는 두산의 6년 연속 우승을 저지하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상(통합우승)에 올랐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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