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여부 점검하면서 투자 대안 모색 손실 최소화 힘쓰겠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투자공사(KIC)가 보유 중인 뱅크오브아메카(BoA) 메릴린치 주식을 당분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홍철 KIC 사장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BoA의 영업과 재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가 전망이 긍정적인 것으로평가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KIC는 2008년 1월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메릴린치는 BoA에 합병되면서 파산 위기를 넘겼고 이에 따라 KIC도 BoA 주식을 갖게 됐다.
이후 BoA 주가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지난달 말 현재 메릴린치 투자 지분에 대한 손실액은 7억2000만달러, 누적 수익률은 -35.82%로 집계됐다. 7년 가까이 원금도 회복이 안 되자 일각에선 KIC가 BoA 지분을 손절매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안 사장은 "금융주 가운데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웰스파고로 투자처를 옮기려 했으나 가격이 높아 오히려 손해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앞으로 미국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 부실채권비율이 개선돼 BoA의 대손충당금 지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BoA의 실적 개선 여부를 점검하면서 투자 대안을 모색하고손실 최소화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메릴린치 투자에 대한 '책임론'에 대한 해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안 사장은 "메릴린치 자체는 좋은 회사지만, 시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늦춰야 한다고 당시에 분명히 의사를 표명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릴린치 투자를 하지 않는 쪽으로 분위기를 몰고 갔지만, 재경부 국장이 운영위원회 정회를 요청한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을 어떻게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손실을 내 큰 심려를 끼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KIC는 주식과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 세계 국부펀드ㆍ연기금과의 공동투자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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