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암송해봐"…이슬람 무장단체, 케냐 버스 납치해 기독교인 사살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케냐로 월경해 버스를 납치한 뒤 기독교인들만 골라서 28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소말리아의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알샤바브의 무장요원들이 22일(현지시간) 오전 5시30분쯤 소말리아와 국경을 마주한 케냐 북부 만데라로 들어와 60명이 탄 버스를 납치했다.
이들은 승객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 뒤 일일이 코란의 구절을 암송해보라고 요구하면서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을 가려냈다. 이후 28명의 기독교인들이 암송에 실패하자 이들은 그 자리에서 사살했다.
케냐 대통령 고문인 압디카디르 무하메드는 BBC와 인터뷰에서 “무장세력이 케냐에서 무슬림과 비무슬림간에 종교 갈등을 유발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냐의 주요 종교 구성은 기독교인 45%, 가톨릭 33%, 이슬람교 10% 등이다.
알샤바브 측은 이번 사건이 최근 케냐 경찰이 지방도시인 몸바사의 이슬람 사원을 급습한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냐 경찰은 지난 17일 알샤바브와의 관련이 의심되는 이슬람사원 2곳을 급습해 250명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청년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 2011년 알샤바브 소탕을 위해 케냐가 소말리아 남부를 침공하고, 아프리카연합(AU)의 일원으로 소말리아에 파병한 것에 불만을 품은 알샤바브는 지속적으로 케냐를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나이로비에 위치한 한 쇼핑몰을 습격해 70여명을 숨지게 했다. 알샤바브는 당시에도 인질들에게 이슬람교 신앙 고백을 암송하도록 요구한 뒤 이를 하지 못한 기독교인들만 골라서 처형한 바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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