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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졸업' 마이크 니콜스 감독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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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사랑하는 연인이 막 타인의 반려자가 되려는 순간 신부의 손을 잡고 탈출을 감행한다. 드라마나 영화에 클리세이(cliche)로 등장하는 이 장면을 가장 인상 깊게 연출한 감독. 70년대 청춘을 사는 이들에게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명곡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를 읊조리게 만든 사람. 영화 '졸업(The Graduate)'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마이크 니컬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3세.


ABC 뉴스의 제임스 골드스톤 사장은 20일 니컬스 감독이 전날 저녁 타계했다며 "니컬스보다 더 열정적인 사람은 없었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1931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전운이 감돌던 시절 니컬스는 7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만 15살 때 우연히 말런 브랜도가 주연으로 열연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보고 연극에 푹 빠지게 됐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니컬스는 50년 넘게 영화, TV,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일레인 메이와 콤비로 무대와 TV에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며 사람들을 배꼽 잡게 만들었다. 메이와 공연한 작품은 니컬스에게 아카데미상과 그래미 음악상, 에미상, 토니상 등을 안겼다.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지만 연출 분야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드라마와 코미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연출방식을 두고 사람들은 '날이 선 유머와 음울한 드라마를 버무려 연출하는 데 천부적인 능력을 갖췄다'고 평했다.


니컬스는 2004년 AP통신 인터뷰에서 "드라마와 코미디 경계를 굳이 나누려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숱한 브로드웨이 코미디보다 '햄릿'에 웃기는 코드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1966년 장편영화 데뷔작인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를 비롯해 '애정과 욕망' '사랑의 화원' '제2의 연인' '워킹걸' '헨리의 이야기' '엔젤스 인 아메리카' '클로저' '찰리 윌슨의 전쟁' 등이 있다.


메가폰을 잡았을 때 니컬스는 배우 복이 많은 연출가였다.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그와 함께 작업하고 싶어했다. 영화 '졸업'의 남자주인공이었던 더스틴 호프만을 비롯해 잭 니컬슨, 메릴 스트리프, 에마 톰슨, 알 파치노, 진 해크먼, 로빈 윌리엄스, 해리슨 포드, 멜러니 그리피스, 시거니 위버, 줄리아 로버츠, 톰 행크스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그의 작품에 출연했다.


코미디언ㆍ연출가로서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1988년 미국 유명 TV 앵커 다이앤 소여(68)와 부부연을 맺는 등 세 차례 결혼했으나 모두 이혼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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