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대규모 국채 만기 집중된 영향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내년 연기금과 보험사의 만기도래 채권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및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내년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만기도래 규모는 각각 54조원, 37조원으로 총 91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간 보험사의 채권 만기도래 규모가 22조~24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이보다 13조원 이상 많은 규모의 만기가 도래한다. 연기금도 올해 37조원에서 내년 54조원으로 만기도래 규모가 48% 늘어난다.
이는 내년 9~10월 국채 및 예금보험기금채권(예보채) 만기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과 보험사는 투신권 및 외국인 등과 달리 장기로 투자하는 특성상 대규모 만기가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23조5000억원 가량의 국채가 내년 9월 중 만기도래 예정인데, 이중 상당 부분을 연기금과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은 내년 만기도래분과 신규 자금 유입에 의한 매수 10조원 규모를 더해 총 64조원 가량을 매수할 것으로 추정된다. 월평균 채권 매수 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올해 3조9000억원 대비 36% 많은 수준이다. 보험사 역시 만기도래분과 신규 자금 유입분 31조원 등 총 68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평균 채권 매수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올해 5조3000억원보다 늘어난다.
외국인의 경우 채권 만기도래 규모가 올해 33조원에서 내년 39조원으로 늘어나지만 연기금과 보험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지 않다. 은행은 올해 59조원에서 내년 53조원으로 만기도래 규모가 줄어든다. 투신권은 채권 만기도래 규모가 올해 130조원에서 내년 65조원으로 50% 급감한다. 이는 1년 이내 단기채권 투자가 많아 만기도래 규모의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내년 연기금과 보험이 보유한 채권이 대규모 만기도래함에 따라 이들 기관의 매수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사 수요만으로도 내년 발행될 장기채권 대부분이 소화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