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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일시 북한 재건에 550兆 소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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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재 1200달러 수준에 불과한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0년 후 1만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약 5000억달러(약 55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5000억달러에 달하는 통일비용 마련을 위해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정책금융기관, 민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동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개월간 기획재정부, 통일부, 한국은행, 금융연구원 등 정부와 유관기관 등이 참여한 '통일금융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정책과제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엔 통일시 북한 개발을 위한 실물지원 방안을 포함해 한반도 경제 통합시 금융정책 과제, 안정적 경제통합을 위한 금융시스템 구축방안,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제도 정비·운영 방안 등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내용들이 담겼다.

◆통일재원 5000억달러, 어떻게 마련하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명목 GDP는 33억달러로 한국(1428억달러)과 42배나 차이가 나고, 1인당 GDP 또한 남한(2만6000달러)이 20배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현재 수준의 북한 1인당 GDP(1250달러)를 20년 후 1만달러까지 끌어올리려면 약 5000억달러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됐다.


그렇다면 북한 재건을 위한 재원 마련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우선 정부는 전체 개발재원의 50~60% 정도인 2500억~3000억달러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책금융기관은 세금 투입이 아니라 기관의 자본금을 베이스로 국채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를 개발한다면 산업은행이 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출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마련한 재원과 채권발행,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민간투자자금은 수익성이 확보된 프로젝트와 경제특구개발 등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금액은 1000억~1800억달러로 책정됐다. 정부는 통일 후 북한의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FDI) 비율을 베트남과 불가리아 수준인 4.6~8%로 설정했다. 또한 미국·일본·중국·독일 등 양자간 지원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를 통한 해외 공적개발원조(ODA)로도 개발재원 일부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밖에 북한의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GDP가 증가하면 북한 자체적으로 약 1000억달러의 개발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재정, 즉 세금을 통한 통일재원 조달은 많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금을 통한 통일재원 조달은 정치적 논란을 낳는다"며 "통일은 외생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 입장에선 세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인프라, 은행중심 간접금융이 주도


통일시 안정적 경제통합을 위해 금융위는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본시장 도입을 위해서는 조선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 금융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상업은행 시스템을 이식하는 것이 우선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북한 전지역에 영업망을 갖춘 국유상업은행과 장기간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금융기관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정책금융기관은 초기에는 지역단위의 인프라산업에 투자하고 점진적으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게 된다.


예금보험 등 각종 금융제도도 이식된다. 잉여자금의 제도권 유입을 위해 예금도 한시적으로 전액 보호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은 은행에 예금하는 것을 매우 불안해하고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금융시스템을 조기에 안착하기 위해 전액 예금보호로 강력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제전환기 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물가·대외 지급여력 악화·재정적자 등 거시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금융위는 진단했다. 화폐교환 실시 후 화폐가 과잉공급되면서 3년간 10%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인 동독의 사례를 참조해 화폐 교환대상과 비율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변동환율제를 체택한 후 대외채무가 급증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헝가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율제도 변경 시 국외 채무관리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북의 경제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시적 금융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융정책을 종합적 시각에서 결정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정책과제와 관련, 이동훈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장은 "우리나라의 내수와 성장동력, 지정학적 리스크 등 3대 경제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게 통일"이라며 "앞으로 공허한 통일 논의는 지양하고 금융부문에서 실질적 구체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정책과제는 한반도 통일에 대비해 국내 학계, 정책금융기관, 금융권의 보다 생산적인 통일 논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다"며 "정부 전체의 공식적 입장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며 향후 많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과제는 19일 열리는 '한반도 통일과 금융 컨퍼런스'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발표할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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