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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아이디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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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아이디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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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은 가히 신드롬이라고 해도 될 듯싶다. 케이블TV에서 1.6%의 시청률로 시작해 얼마 전에는 6%를 찍으며 상승곡선이다. 미생(未生)은 바둑에서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불완전한 존재를 말한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은 다큐멘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감나게 직장인의 삶을 그려 완생(完生)했다.


미생은 만화가 원작이다. 바둑만이 인생의 전부였던, 그래서 프로 입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끝내 최종 입단에 실패해 밑바닥으로 떨어진 주인공 장그래를 중심으로 직장생활의 기쁨과 슬픔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려내고 있다. 신입사원의 애환과 워킹맘의 비애, 인간적 면모가 무능력으로 비춰지는 냉혹한 조직생활이 폭풍공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생은 만화와 정보통신기술(ICTㆍ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만남이라는 아이디어가 성공의 주춧돌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기성작가들은 웹툰을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인스턴트 콘텐츠'라며 외면했지만 미생은 웹툰으로 10억 뷰를 달성했다. 오히려 책으로 제작돼 누적 판매량이 100만부를 넘었고 케이블TV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과거 출판 만화 때는 단행본 찍고 나면 인세를 받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지금은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수익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와 ICT의 만남이라는 아이디어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특히 요즘처럼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 사회에서 아이디어는 성패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광고전문가 이제석씨는 탁월한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최고가 됐다. 청년 시절 "한때 루저"라고 말했던 그는 병사가 겨눈 총구가 자신의 뒤통수에 오도록 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광고를 만들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장애인이 계단을 오르는 것은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다는 광고도 만든 그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아이디어는 특히 ICT가 발달하면서 획기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스탠퍼드대 네트워크 연결망을 통해 학내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구글은 사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검색 시스템이 단순히 검색어에 대해 양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시하는 데 그쳤던 시절, 사용자에게 검색의 질을 높여주고 좀 더 근접한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오늘날 전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영국의 17세 청소년은 아이디어 하나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수백억원의 벼락부자가 됐다. 닉 댈로이시오라는 이 청소년은 역사시험을 공부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가 너무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리자 뉴스 및 검색 결과를 축약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서비스하는 섬리(Summly)를 개발했다. 야후는 섬리를 수백억원에 인수했고, 그를 세계 최연소 ICT 갑부로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전통적인 우편분야에서도 ICT와 접목된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화되면서 손편지를 쓰는 사람은 드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메일이나 SNS는 차갑고 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으로 편지를 쓰자니 불편하고 익숙하지도 않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게 e-그린우편이다. 컴퓨터로 작성한 편지를 파일로 저장해 인터넷 우체국(www.epost.kr)에 올리면 편지로 인쇄해 집배원이 직접 배달해준다. 보내는 사람은 손쉽게 편지를 쓰고, 받는 사람은 정을 느낄 수 있다 보니 한 해 1억통 넘게 배달되고 있다.


2005년 초기 하루 가입자가 10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하루 8억명이 이용하고 하루 재생되는 동영상만 40억개가 넘는 거대사이트 유튜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천은 탁월한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하면 가장 큰 즐거움을 구할 수 있는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란 어려운 데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보면 거기에 길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아이디어는 ICT를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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