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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했던 그, 다시 찾아와 "월급 안 받을테니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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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토리]벤처, 운명의 그 순간③ 포기했으면 사라졌을 그 이름, 굿닥


해고했던 그, 다시 찾아와 "월급 안 받을테니 끝까지 가보자" 박경득 굿닥 대표(왼쪽)과 임진석 옐로모바일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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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월급 한 푼 안 받아도 좋으니 다시 해봅시다. 이렇게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지난해 7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 날 오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임진석 옐로모바일 총괄이사(33·당시 굿닥 대표)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박경득 현 굿닥 대표(31·당시 굿닥 영업팀장)였다. 박 대표는 굿닥에서 해고된 지 한 달 만에 회사를 찾아왔다. 임 이사는 "하필 사무실 구석에서 혼자 편의점 도시락을 까먹고 있을 때 나타나 당황했다"며 "회생 불가라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 박 대표 얘기를 듣고 용기를 얻었으며 그것이 굿닥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회고했다.

굿닥은 병원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실시간 병원 위치검색, 병원 할인이벤트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 의료포털 서비스로 2012년 2월 출범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마음을 돌렸다. 그렇게 회사는 위태로워져 갔다. 임 이사는 빚 3000만원을 내 개발·운영·영업팀 직원 20명에게 퇴직 위로금을 주고 회사에 혼자 남았다.


그때 박 대표가 찾아온 것이다. 박 대표는 "창립멤버로 시작해 1년 반 고생해 쌓아온 것에 대한 한이 맺혀 있었다"며 "사업의 잠재성을 알고 있었고 조금만 더 하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재회한 지 일주일 만에 굿닥은 옐로모바일에 인수됐다. 그냥 포기했다면 맛볼 수 없는 극적 반전이었던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 회사인 옐로모바일은 인수 후에도 굿닥의 독립경영을 보장했다. 이때부터 굿닥의 운영은 박 대표가 맡고 임 이사는 옐로모바일 총괄이사로서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이후 8개월 동안 인턴 사원 한 명 두지 않은 채 낮에는 병원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밤에는 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서비스 운영에 매달렸다. 임 이사는 "사실 그때는 좋은 대표가 아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인턴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방만하고 느슨하게 경영했던 게 패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 바람에 대량 해고까지 시켰으니 "(그때 해고한) 직원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며 임 이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쓰디 쓴 경험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서비스, 마케팅, 인력에 투입되는 자금의 균형을 철저하게 지킨다. 지난달에는 매출 2억원을 달성해 축하 떡을 돌렸다. 인수 시점 대비 매출이 2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직원도 13명으로 늘었다. 굿닥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해 단체 사진을 찍는다. 자신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매출 2억'이라는 글자를 찍어 떡을 돌리자는 아이디어도 직원이 냈다. 조직 문화를 직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각자가 '내 회사'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굿닥은 한국의 대표 의료검색·헬스케어 포털을 목표로 의료 시술, 건강 관련 정보 콘텐츠를 강화해가고 있다. 내년 초에는 일본에도 진출한다. 임 이사와 박 대표는 "스타트업이라면 화려한 면만 상상하지만 매우 위험한 태도"라며 '스타트업 도그마'를 경계하면서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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