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달 16일 1000원대까지 회복됐던 원·엔환율이 지난 3일에는 94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엔저공포가 다시 밀려왔다. 자동차업종을 비롯해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수출대형주 주가 하락에 따라 코스피도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엔저가 지속되면서 900원선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하이투자증권에서는 정부의 환율정책 기조가 변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엔화의 급격한 추가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엔 재정환율이 그동안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95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정부의 외환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단기적으로 엔화의 추가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우려가 커질 위험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추가적인 원·엔 환율의 하락세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환율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저로 인한 추가적 피해는 일단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발표된 10월31일 이후 정부가 엔화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된 움직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 상승햇고, 엔·달러 환율도 1.7% 상승했다"며 "940원대도 위협받던 원엔환율이 일단 950원 내외에서 움직이면서 당분간 추가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지속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유럽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발표로 환율전쟁이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을 육박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수준을 넘어서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투자 이탈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아직까지 추가 자금이탈이 없는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이 본격화될 경우 증시 미칠 파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엔 환율이 더 이상 추가 하락없고 원·달러 환율 역시 현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찾을 경우 국내 실물경기에는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가하락 흐름과 맞물려 내년 초 이후 수출경기는 물론 제조업경기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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