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9ㆍ11테러로 무너져 내린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드트레이드센터 부지에 신축된 건물에 기업들의 입주가 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테러 이전만 해도 전세계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꼽히던 이 곳이 13년 만에 다시 기업 활동의 중심지로 도약할 준비에 나선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미국의 대형 출판업체 콘드 나스트의 직원 170명이 이날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입주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진 이후 처음으로 기업 업무가 재개됐다. 콘드 나스트는 3000여 명의 나머지 직원들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이 빌딩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다.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ㆍ11테러가 발생했던 부지에 들어섰거나 지어질 계획인 7개 빌딩 중 가장 높다.
미국의 독립선언이 있었던 해를 기념해 1776피트(541m)로 지어졌다. 미국 전역을 통틀어 최고 높은 빌딩이다. 층수는 104층이며 공사비는 총 39억 달러(약 4조1천870억 원)가 투입됐다.
건설 과정에서 자금난에 봉착한 데다 정치적인 논란까지 일면서 완공까지는 8년이라는 긴 세월이 소요됐다. 현재 이 빌딩의 입주 계약은 전체 부지의 60%가량이 끝난 상황이다.
광고회사인 키즈 크리에이티브, 스테이디움 운영업체인 레전즈 호스피탤리티, 중국인들의 무역ㆍ문화시설인 차이나 센터 등도 입주 계약을 마쳤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부지에 다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미국인들이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소방관이었던 아들을 9ㆍ11테러로 잃은 전직 소방관 리 아이엘피는 "빌딩이 새로 들어서는 데는 우리가 바라던 것보다 훨씬 오래 걸렸지만 아주 기쁘다"면서 "여기에 새로 빌딩을 짓게 된 이유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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