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확대 후 연저점대비 15% 상승…엔저에 반등세 꺾여
외국인 수급 증가 효과 등 호재 요소도 있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배당 기대감으로 3분기 어닝쇼크 충격을 줄였던 시가총액 대장주들이 엔저 공포 된서리로 다시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에 따른 엔저 재개가 수출대형주에 또다시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이미 낮아졌고 외국인 수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9시35분 현재 전장대비 1만3000원(1.05%) 내린 123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는 1만원(5.88%) 빠진 1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시총 대장주들의 부진 속에 전장대비 6.98포인트(0.36%) 하락한 1957.45를 기록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각각 컨퍼런스콜을 통해 배당확대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이후 연저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지난달 31일까지 반등세를 보였다. 연저점 대비 31일까지 삼성전자는 15.39%, 현대차는 7.93%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등의 불씨는 환율에 막혀 좀처럼 커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이 자산매입규모를 연 60조~70조엔에서 10조~20조엔 늘어난 80조엔까지 늘린다고 발표하면서 원화대비 엔화가 20원 가까이 급락하며 엔저 공포가 재개됐다. 같은날 원ㆍ엔 환율은 전장대비 18.58원 내린 950.96원에 마감되며 지난 9월26일 이후 한달만에 95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엔저공포로 인한 수출 대장주들의 부진이 재개됐지만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국내 기업들과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9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선언 이후 커졌던 글로벌 유동성 악화 우려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완화됐고 이는 유럽과 기타 신흥국들의 금융완화정책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실제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매수세로 전환돼 한국 증시에서 2억5000만달러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글로벌 유동성 보강에 따라 향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인식돼 있기 때문에 엔저로 인한 실적부진보다 저금리 환경 속 배당매력이 더 커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경기둔화로 저금리환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쪽에 보다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부터 연기금의 배당주주권 행사 강화, 배당소득세 인하 등 관련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수출 대장주들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엔화 환율 변동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상승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로 일단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며 낙폭이 컸던 수출대장주로 자금유입이 기대된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들은 환율문제에 따라 일본 경합수출 업종의 비중을 줄여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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