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올해 들어 일본 증시 부진과 엔화 강세 등이 이어지면서 작년 한국 경제를 강하게 압박하는 요인이었던 일본의 '아베노믹스' 정책이 실패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베노믹스 정책의 실패와 일본경제의 악화가 엔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 증시가 전년 말 대비 14% 이상 하락하고 엔화절하 속도 또한 크게 둔화되면서 아베노믹스 성공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계속 일본경제 상황이 안좋아지는 것이 추가적인 엔화절화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의 아베노믹스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기가 수출 증가를 통한 경기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정책은 어느정도 성과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경기 선순환 고리의 핵심인 수출 증가가 아직 가시화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수출기업의 엔화 기준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수출 물량은 거의 늘지 않아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크지 않았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고용증대나 임금상승 등을 주저하며 내수경기 또한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는 실정"이라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일본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일본정부가 엔화약세 정책이 더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정책이 빠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오히려 엔화 약세는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정부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예상시기인 2014년 말까지 정책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커지면서 달러 대비 엔화의 절하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일본의 국채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하며 일본인 투자자들이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엔화를 달러대비 절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결국 최근 엔화의 절하 속도가 크게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엔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봐야한다"며 "4월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3월께 추가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엔화는 재차 달러대비 절하로 돌아설 것이라 보며 2014년말 엔·달러 환율은 107엔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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