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대규모 금융완화와 재정지출을 골자로 하는 아베 정부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영향이 조강과 시멘트, 화학 등 소재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의 경제매체 산케이비즈는 24일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소재산업에도 파급돼 각 업종에서 소재 가격이 오르는 등 디플레이션 탈출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철강연맹이 23일 발표한 2013년 조강생산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억1057만t으로 3년 만에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리먼 쇼크 이전인 2008년 1억1873만9000t 이후 최고치다.
산케이는 부흥 관련 사업과 공공 사업의 증가로 건설용 철강 수요 증가가 조강생산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엔화 약세로 자동차를 비롯한 수요업체의 실적이 회복하면서 중반 이후 산업 수요도 크게 회복했다.
올해 생산량은 1억1000만t으로 철강산업의 호황은 계속될 것 같다고 산케이는 내다봤다.
또 시멘트협회가 이날 발표한 연간 생산량도 5년 만에 6000만t대를 넘어섰다. 시멘트 생산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6169만4000t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은 6.2% 증가한 4617만7000t으로 부흥 수요와 수도권 재개발 공사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 생산도 급증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에틸렌 생산량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669만2500t으로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국내외 시황이 개선되고 주력 자동차 부품과 주택 건자재용 수요가 확대된 덕분으로 풀이됐다. 석화협 고바야시 요시미츠 회장(미츠비시 케미컬 홀딩스 사장)은 "차차 소재 분야까지 (시황이) 올라갔다"면서 "올해 생산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활발한 수요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소재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건설용 강재와 산업용 강재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신일본제철주금과 도요타 자동차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철강업계는 엔화 약세에 따른 원 연료 가격 상승 등 비용 상승분을 포함한 최적의 가격을 모색하고 있다.
철강연맹의 토모노 히로시 회장(신일본제철주금 사장)은 "철강 가격은 지난해 올랐지만 아직도 옛날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수요 침체로 생산과 물류시설을 슬림화한 시멘트 업계 역시 다른 업계보다는 늦지만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업체들도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원가 상승분의 가격 전가를 진행하고 있다.
산케이는 생산증가와 가격상승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일부를 소재 산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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