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국가사회의주의 국가인 북한에도 부자는 많다. 외화벌이꾼과 무역상, 장마당 상인 등 적지 않다.그러나 그 중에서는 진짜 알짜 부자는 따로 있다. 바로 월세업자들이다.
개인주택의 사적 소유가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 수십여 채의 살림집을 갖고 있는 불법 월세업자들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 개인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는 신흥부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마다 북한을 떠나 한국에 갓 정착한 탈북자들을 면담 조사하고 있는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안찬일 박사는 RFA에 "평양이나 평성이나 이런데 25평대에서 30평대짜리가 한 3만 달러 내지 5만 달러하는데 집을 열채 정도 가진 사람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들은 양강도의 도 소재지인 혜산시에만 살림집 수십 여 채를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몇 명 된다고 전했다.이들 부자들은 보유한 살림집을 월세로 놓아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거리를 빼앗긴 장마당 장사꾼들도 도시의 살림집 월세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림집 한 채에서 한 달에 보통 중국 인민폐 2000위안(한화 약 34만3000원) 이상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고 북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월세로 집을 빌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숙박업자들. 이들은 월세로 빌린 집에 여인숙을 차리고 성매매와 같은 불법행위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북한에서는 집거래 자체가 불법이지만 부동한 중개인인 '주택거간'이 등장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대학교 정은이 교수가 28~29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제1회 북한학학술대회에 제출한 논문에 따르면, 평양의 경우 3~10명이 조를 이룬 주택거간이 등장해 집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법 기관에 있던 퇴직자들 또는 법 기관에 친척이나 연줄이 있어 배후에 법무를 봐줄 수 있는 사람들로 거래액의 10%를 수수료로 받는다,
북한에서 주택은 지방에서 가장 비싼 신규주택이 최고 5만~7만달러에, 평양에서는 최고 10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이 논문은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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