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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다 작명에 신경 '말장난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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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노믹스·카지노믹스 등 00노믹스 난타전
여야 모두 제대로 된 정책대안 못내놔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출범 100일을 넘긴 최경환 경제팀을 바라보는 국회의 시선은 따가웠다.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요약되는 '초이노믹스'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부자와 대기업을 선택하는 초이스(Choice)노믹스", "민생을 걸고 도박하는 카지노(Casino)믹스", "장관 말 따라 움직이는 토이(Toy)노믹스"라고 날 끝을 세웠다. 그러나 정책 비판과 작명에만 열 올렸을 뿐, 여야 모두 제대로 된 정책대안은 내놓지 못했다.

27일까지 총 나흘에 걸쳐 진행된 올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정책, 즉 초이노믹스를 둘러싼 격돌로 요약된다. 취임 100일을 넘기며 본격적인 정책평가 시점에 들어선 데다 국감 내내 이렇다 할 큰 한 방이 없었다는 점이 '○○노믹스 난타전'의 배경이 됐다.


포문을 연 것은 저격수로 돌아온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박 의원은 국감 첫날인 지난 16일부터 "초이노믹스의 실체가 뭐냐"는 말로 운을 떼며 최 부총리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최 부총리의 기업인 사면 발언을 문제 삼아 "부자와 대기업을 '선택'하는 초이스노믹스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홍종학 의원은 초이노믹스를 카지노믹스라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올 들어 한국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에 대해 "모 아니면 도 식의 카지노믹스"라며 "민생경제를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단기부양책 중심의 경제운용을 비판했다. 또한 " 장관이 경기부양에만 매몰돼 한국 경제의 구조적 개혁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4일 국감에서 "초이노믹스가 토이노믹스냐"고 공세를 펼쳤다. 최 의원은 올해 세수진도율이 지난해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장관 말 따라 움직이는 장난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마지막 국감날인 27일에도 같은 당 오제세 의원은 "재정적자와 부채에 의존하는 경제로 죽음의 길이고 망국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초이노믹스를 비난했다.


현직 국회의원이기도 한 최 부총리는 "석 달로는 정책평가를 하기에 이르다"며 이 같은 지적에 하나하나 맞섰다. 부채와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고, 구조개혁작업도 병행 중"이라며 "중장기적 안목으로 봐 달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회도 관련입법을 통과해 뒷받침해달라"며 몇 차례에 걸쳐 민생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올해 국감이 '○○노믹스' 작명에만 치우쳤을 뿐, 제대로 된 정책적 비판은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당은 정부정책을 옹호하고 야당은 비판에 급급한 그간 국감의 행태가 그대로 반복됐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정책대안은 없었다. 출발부터 부실국감 논란이 일었던 우려가 그대로 현실로 드러났다.


최 부총리의 직설화법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연일 쏟아진 맹공에 "세상사를 그렇게 의혹의 눈초리로만 보지 말고 잘 좀 도와 달라", "하도 소설을 써 제끼니까 무엇부터 답변할 지 모르겠다" 등 솔직한 화법으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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